美 항모강습단 주변 해역 체류 연장 맞불
중국군의 대만포위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중 간 사실상 항공모함 전력대치 상황이 벌어지면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제4차 대만해협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대만 인근인 서태평양 필리핀해에서 작전 중인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주축으로 하는 항모강습단에 해당 수역 체류를 연장하고 상황을 주시할 것을 명령했다. 미군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지난 2일 항모강습단을 필리핀 해역에 배치했다.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무력시위를 “불균형적이고, 심각하고, 정당하지 않은 긴장고조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후퇴를 촉구했다.
중국군도 전날 돌입한 대만봉쇄 작전에 핵잠수함을 포함한 항모전단을 파견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군이 군사훈련에 핵잠수함 최소 1척을 포함한 항모전단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중국군은 군사훈련 이틀째에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였다.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오전 11시경 다수의 중국 전투기와 군함이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었다”며 “이런 활동은 매우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만 중앙통신(CNA)은 중국이 비공식 국경인 중간선을 이틀 연속 침범한 것은 전에 없는 공격성을 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펠로시 의장과 직계 친족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했으며, 주권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제재 내용은 중국 입국 제한,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기업·개인과 거래 금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중국이 전날 대만 주변 해역에 발사한 미사일 11발(대만군 발표 기준) 중 9발의 경로와 낙하지점을 파악해 공개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중국군 미사일이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일본) 안보 및 국민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돼 중국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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