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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받다 대피 못한 듯… 환자·간호사 등 5명 숨져

입력 : 2022-08-05 18:41:53 수정 : 2022-08-05 21: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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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

3층 스크린골프장 철거 중 발화
4층 투석 전문병원으로 번져 참사
스프링클러 1·2층에만 설치 확인

“내일이 장인어른 팔순이라 아내와 함께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5일 오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선 유가족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일어난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병원 화재로 아내인 간호사 A(50)씨를 잃은 중년 남성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내는 ‘막노동’으로 불릴 정도로 고된 투석병원 일을 10년 넘게 해낸 사람”이라며 “불이 났을 때도 어르신들을 챙기느라 제때 대피하지 못해 화를 입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친정아버지 팔순 잔치를 하루 앞두고 숨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5일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한 병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 4층 창문으로 환자와 의료진을 구조하고 있다. 이천=연합뉴스

이천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나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건물은 병·의원과 한의원, 사무실, 음식점 등 근린생활업종이 입주한 4층짜리 상가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10시17분쯤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화해 바로 위층 신장투석 전문병원으로 번졌다. 연기가 유입되면서 4층 투석 전문병원에 있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숨진 환자들은 80대 남성 2명과 70대 여성 1명, 60대 남성 1명이다. 불은 1시간10여분 만인 오전 11시29분쯤 꺼졌다.

 

5일 오전 10시 20분께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났다. 연합뉴스

화재 당시 병원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46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창문을 깨고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병원에 투석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제때 대피를 못 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진입했을 때 간호사들은 환자들 팔목에 연결된 투석기 관을 가위로 자른 뒤 대피시키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석기 관이 작동 도중 빠지지 않는 데다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아 대피 시간이 더 소요됐다. 소방당국은 숨진 간호사 A씨도 환자들 곁에 머물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화 지점인 스크린골프장은 화재 당시 폐업 상태로 작업자 3명이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천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고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합동감식반원들이 감식을 위해 화재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진행한 합동 감식에서 “불이 스크린골프장 1번 방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적 요인과 작업자 과실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난 건물에는 1·2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이천소방서 한 관계자는 “2019년 보호자시설법이 개정되면서 입원시설에 대해서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으로 소급 적용됐는데 이 병원은 투석 전문병원이라 입원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도 위법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사망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천=오상도 기자, 구윤모·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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