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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마을서 못하니 여기 와서”… 文 사저 시위, '풍선효과'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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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30 17:00:00 수정 : 2022-08-30 16: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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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저 경호 강화 9일째

시위자들, 경호 구역 밖 외곽 지역으로 옮겨
정치권 "尹, 처음부터 개입·중재 보여줬어야"

“통고 처분에도 계속된 소란 행위로 인해 즉심(즉결심판)에 회부하겠습니다.”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인근에 있는 서리마을 한 왕복 2차선 도로 옆에서 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한 남성에게 즉결심판에 회부하겠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 강화 9일째인 30일 경호 구역 밖 경남 양산시 하북면 서리마을에서 한 남성이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마이크를 사용해 1인 방송 시위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돼 즉결심판에 회부되고 있다. 강승우 기자

이 남성은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방하며 시위에 가까운 1인 방송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남성을 단속한 경찰관은 “1시간 전에 소란 신고가 다수 접수돼 해당 남성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통고 처분(3만원)을 했는데도 재차 소란 행위를 해서 즉심에 회부했다”며 “만약 또 다시 소란 행위로 즉심에 회부되면 가중처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운영하던 방송 시청자들과 주변의 지지자들에게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남성이 단속된 곳은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곳과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곳인데 사저 근처에서도 마이크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서리마을에서 7개월 전부터 차(茶)를 판매하고 있다는 A씨는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여태 우리 마을에서 집회나 시위가 있지는 않았는데, 오늘 처음 이런 일을 겪었다”며 “평산마을에서 못하게 하니 여기 와서 그러는 거 같은데 계속 저러면 오던 손님도 발걸음을 돌릴까봐 걱정된다”고 염려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 강화 9일째인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맞은편 도로에 6~7명이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1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강승우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 강화 9일째인 30일 경호 구역 밖 경남 양산시 하북면 서리마을에서 한 남성이 차량 위에 올라가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마이크를 사용해 1인 방송 시위를 하고 있다. 강승우 기자

이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극우 성향 단체 5곳, 문 전 대통령 지지단체 2곳이 양산경찰서에 경호 구역 외곽지역 집회 신고를 했지만 실제 집회에 나선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사저 맞은편 도로에는 6~7명 인원이 문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1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경호 강화 첫날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 전 대통령 비방 현수막이 다시 도로에 내걸려 있었다.

 

지난 22일 대통령 경호처가 문 전 사저 경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저 반경 300m까지 경호 구역이 넓어져 사저 인근에 사는 평산마을 주민들은 당장 집회나 시위 소음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이곳에서 계속해오던 집회나 시위가 사실상 막히면서 사저 300m 밖 경호 구역 외곽지역 주민 불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풍선효과’가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감 속에 사저 경호 강화에 따른 평산마을의 평온이 반쪽짜리로 그치지 않을지 우려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 강화 9일째인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맞은편 도로에 경찰들이 경호 근무를 서고 있다. 강승우 기자

이에 정치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애초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된다. 사저 경호 구역 확대·강화 조처는 늦었지만 잘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처음부터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개입하고 중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지금은 특히 여당의 대승적 자세가 필요한 시점으로 정치권에서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양산=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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