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분간 월별 경상수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외국인의 자본 흐름 등 외환 수급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수출경쟁력 강화 등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 등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무역수지가 악화하면서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195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4개월여 만에 1360원대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추 부총리는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의 확대는 대내 요인보다는 주로 대외여건 악화에 기인한다”며 “달러화가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높아진 환율 수준과는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국가 신용 위험도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 이후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외화조달도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상수지도 올해 상당 규모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추 부총리는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및 해외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무역구조 전반에 걸친 개선방안도 지속해서 강구하겠다”며 “경상수지와 내외국인 자본 흐름 등 외환 수급 여건 전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책 방안 등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은 정책협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필요 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계기관 합동대응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해 해외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적기에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다소 둔화한 것과 관련해선 “국제유가 하락, 정책효과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로 21개월 만에 하락했다”면서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 오름세가 조금이나마 완화된 점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으며 장마에 이은 태풍 등 기상악화 영향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시도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조속한 물가·민생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감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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