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로 1인가구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1인가구의 비중도 어느덧 40%(행정안전부 주민등록상 인구 기준)를 돌파하며 1위가 됐다. 하지만, 너무 빠른 변화 탓에 우리 사회가 적응하는 것은 물론 정부 정책도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약 3년간 국내외 1인가구 및 신혼가정 400여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유튜브를 통해 현실을 전하는 크리에이터 ‘자취남’(본명 정성권·32·사진)에게 이러한 현실 개선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을 방문한 자취남은 “1인가구라 해서 꼭 용량이 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커서 남는 게 있고 여유가 있어야 앞으로 누구와 같이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자취남과의 대담을 1문1답으로 정리했다.
◆인구구조 변화… ‘1인용 주택·용품이 해답일까’
―1인가구와 2인가구의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기존 대세인 3인가구와 4인가구의 비중은 줄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주거 변화를 최전선에서 체험하고 있다. 어떻게 느끼셨는지.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인구구조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아이를 안 낳는다’인 것 같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서울에는 둥지가 없고, 지방에는 먹이가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였다.
―자취남 채널과 함께 운영 중인 유부남 채널을 보면 신혼부부 가구가 많다. 1인가구와 많은 비교도 될 것 같다.
“유부남 채널에는 ‘주거가 해결되니 결혼을 하는구나’라는 댓글이 많다. 1인가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1인가구를 위한 집을 오히려 안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사는) 여의도 주변을 살펴보면 오피스텔이 엄청나게 들어선다. 그거랑 반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 기준을 2인, 3인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살아서 돈을 벌어도 부동산이 이 정도라는 현실을 인식하면 더 나아가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용 면적에서 10년, 20년은 지낼 수 있겠지만, 이후 더 살다 보면 그렇게 그대로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다.
―1인가구에 맞춰 10평(1평=3.3㎡)대 아파트, 핵가족(3인·4인가구)에 맞춰 30평대가 많이 공급됐지만 결국에는 여유가 되는 한 누구나 큰 평수를 추구한다는 조사 결과가 많이 나온다. 1인가구들의 면적에 대한 수요는 어떠하다고 보는지.
“1인가구 관련 자문을 요청하는 기업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 ‘1인가구라고 꼭 용량을 작게 만들어야 할까’하는 의문이다. 커서 남는 게 있어야 누군가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10평과 10평이 같이 살다가 벽을 허물어 20평으로 같이 사는 것처럼 작은 걸 합쳐서 큰 게 나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1인분을 이렇게 많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혼자 살아도 집은 넓을수록 좋다고 본다. 내가 만족하고 해야 그다음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다들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시로 몰려들면서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1인에게 돌아가는 면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서울만 하더라도 아파트와 같이 마당 없는 집이 대부분이다. 낚시나 캠핑 등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시로 너무 몰린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온 나 같은 입장에선 참 애매한 부분이다. 서울에서 태어나는 게 벼슬이라는 얘기도 있다. 처음 촬영할 때 부산에서 올라와서 자취하는 분을 만났는데, 많이 놀랐다. 부산도 나름 제2의 도시인데 왜 올라왔냐고 물어봤는데, (청년층이) 부산에 반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서울로 올라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부산을 놓고 ‘노인과 바다’라는 표현을 썼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부동산 공화국’에 설 곳 없는 청년
―20·30대의 은행권 전세대출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등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전세사기 등 제도적으로 미비하고 관심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이은 하락 시점에 국내 부동산에 대한 느낌은.
“채널을 시작한 지 2년 반 정도가 됐는데, 그 사이에 전세·월세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전세사기도 다시 표면으로 올라왔다. 금리도 너무 많이 올랐고. 전세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월세를 고려하는 분들이 많았다. 마음먹고 속이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전세사기다. 제도적 허점이라 생각한다. 규제나 처벌을 확실히 강력하게 한다면 어느 정도 방지가 될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아무래도 자취의 특성상 사회초년생임을 감안할 때 세입자의 비중이 크긴 하다. ‘영끌족’이라는 말이 정말 이슈가 됐는데, 이와 관련한 변화도 체감하는지.
“전보다 자가 비중이 조금 늘어나기는 했다. 코로나19 중반부터 자가의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결혼이나 내집마련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보니까. 재작년부터는 대부동산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자가의 비중이 특히 늘어나는 게 보였다. ‘패닉바잉 현상’이라는 말도 많이 나왔지만, 그 정도로 10평 초·중반대의 구축 아파트를 매매하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다.”
―자가일 때와 세입자일 때 차이가 있을까.
“저도 자가에 살아보지 않아서 아직은 잘 모른다. 아무래도 부담감은 좀 사라지는 것 같다. 내 스타일대로 꾸미고 싶은데, (자가이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커지게 되니까.”
―주택 실수요자나 부동산 가격 중심으로 정부 정책이나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다 보니, 전세를 포함해 월세에 이르는 세입자들은 사실 월세 자판기나 갭투자의 대상 정도에 전락하는 느낌도 있다.
“각자의 속사정과 의견이 있게 마련이다. 재테크적 시각으로 보면 (갭투자 등을) 당연히 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지금에야 문제가 되고 있다. 투자의 시각으로 접근했는데, 막상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다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은 안 지려 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한 투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은 지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전세사기를 해도 처벌이 없고 하는 부분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폭우나 태풍 피해 이후에 반지하와 관련된 이슈도 불거졌다. 이에 대한 생각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월세지원 프로젝트에 힘든 분들 도와주라는 이야기도 많긴 하다. 하지만, 아직 그에 대한 충분한 생각을 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손을 댄다면 자칫 ‘빈곤 포르노’처럼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다.”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한 한국사회의 변화는
―인구구조가 변하고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경제사회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것 같다. 약간 다를 수는 있지만, 에어비앤비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고액자산가 중심의 프로퍼티 매니지먼트가 아닌, 에어비앤비 관련 프로퍼티 매니지먼트 생태계가 생기기도 했다. 청소나 행정처리 등 호스트의 관리를 지원하는 생태계. 1인가구의 증가도 최소한 이러한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전자제품이나 가구 등의 분야에서 소외받던 1인가구용 상품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이들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도 늘고 있다. 1인가구 증가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사회가 변하면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니까. 에어비앤비의 사례처럼 1인가구 증가에 따른 변화로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업들의 자문 인터뷰가 늘어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1인가구에 대한 자문이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어떤 가전을 만들지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진행 중이다. 기업에서도 1인가구를 타깃으로 삼는 걸 보면 많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주목도가 큰 상품들이 있을 것 같다. 소용량 밥솥이나 세탁기 등 전자기기도 변화가 엿보인다. 1인가구들이 더 많이 찾는 상품이 있다고 보시는지.
“사이즈가 다른 것은 맞는데, 중간의 느낌보다 아주 저렴한 것 아니면 아주 비싼 것으로 나뉘는 것 같다. 관심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것을 택하지만, 예를 들어 요리에 관심 있다면 아주 비싼 것이나 기능 좋은 것을 택하는 식이다. 비싼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같은 것도 1인가구일 때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
―1인가구 중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 반려동물의 트렌드와 1인가구의 교집합,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사실 내가 반려동물을 안 키우니까 생각이 좀 막연하긴 하다.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 보니 많이 키우는가 보다 생각을 한다. 동물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키우고 싶은데 못 키우는 거다. (내가 외출하면) 혼자 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못 키우는 게 크다. 채널에서도 ‘혼자 사는데 어떻게 키우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간다. 물론 혼자서도 잘하시는 분이 있지만, 방치하는 분도 많다. 세금이나 등록 등과 관련해 금액적으로나 불편해지고 제도가 생기면 중요도나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화분이나 채소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반려식물이다. 저도 식물을 키우는데, 사실은 동물파이긴 하다. 책임을 질 수가 없어서 식물을 키우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혼자 살면서 손대지 않아도 변하는 건 식물밖에 없더라. 죽거나 더 자라거나 바뀌는 건 어쨌든 생물이다. 책임감에 대한 부담이 좀 있다.”
―자취남에 소개되는 사람들의 사연, 라이프스타일이 참 다채롭다.
“1인가구에는 본인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난다. ‘귀차니즘’ 에피소드 같은 경우를 예로 들자면 가족들이 같이 산다면 상상할 수 없는 집 구조인데, 나를 기준으로 하는 거니까 그게 가능하다. 유부남만 하더라도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니까.”
―세입자임에도 굳이 자비를 들여 인테리어를 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관련 에피소드 중에서 ‘이렇게 인테리어를 잘하는데 집주인께서 왜 하다 마느냐고만 하고 정작 인테리어비 지원은 안 해주더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걸 보면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가 참 피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세입자로 살면서 한 번도 안 마주치는 것은 물론, 전화통화 한 번 없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에 대한 느낌은 어떠하신지.
“집의 형태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다가구라고 하는 곳에서는 주인이 꼭대기 층에 보통 살면서 엮이는 일이 많은데,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주인과 연락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최근 느낀 것 중 하나가 집주인이 갑이라는 게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다. 법적으로 봤을 때는 집주인이 고쳐줘야 하는데 2만~3만원짜리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자비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실질적으로 따지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집주인과 세입자의 소통이 좀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지속가능한 ‘퓨어하고 클린한 채널’을 위해
―최근 출판하신 저서 ‘자취의 맛’을 보니 그 시점에 300여 곳의 자취방을 방문했다고 돼 있더라. 지금은 더 늘었을 것 같다.
“현재까지 400여 군데를 방문한 것 같다. 1주일에 8~10곳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500군데 정도가 될 것 같다.”
―자취남과 유부남 채널의 방문 대상은 아직 20~30대가 대부분인 것 같다. 최근 40대도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기는 한데, 1인가구는 노인층에도 많다. 향후 연령대가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보는지.
“40대가 처음 등장한 에피소드에서 댓글도 난리가 났다. 처음엔 그랬는데, 그걸 보고 더 나잇대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연령대든 뭐든 다양성이 확대되는 게 좋긴 하다. 재미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본인의 색깔과 아집이 고스란히 녹아난다. 가령 ‘여기 거울이 왜 있냐’고 물어보면 보통은 답을 못하는데, 1인가구들은 설명을 해준다. 당연한 루틴이 쌓이면서 배치가 된 거니까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한 거다.
―연령대도 늘어나지만, 미국 등 지역 측면에서도 확장되고 있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가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아오다 보니 부산이나 강원도는 어떻게 다를까 하는 생각이 있다. 미국을 기점으로 다른 나라로도 확대해보려 했는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힘들어졌다. 올해는 국내에 다시 집중할 것 같다. 최근 경상도도 다녀왔는데 코로나가 한풀 꺾이면 가까운 나라부터 가려고 한다. 외국에서 살면 달라지는 게 뭔지도 보고 싶다.
―미국 다음으로 우선 생각하는 나라가 있는지.
“일본이 우선순위가 될 것 같다. 1인가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일본에는 이미 있는 것들이 많아서 해외직구해서 쓰는 거다. 앞서 고령화를 겪어서 그런지 일본에는 1.5인용까지 세분화된 1인가구용 제품들이 다 있다고 한다.”
―월세지원 프로젝트는 시청자에 대한 보답 측면에서 시작하신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인 목표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으로 감사한 것도 있었고, 채널 자체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다. 월세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관악구나 경기 분당(성남) 등 하나씩 찍으면 지역별로 주거 조건이나 가격을 잘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쉽지가 않더라.
―어떤 부분이 어려웠을까.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이해관계가 너무 다양해서 콘텐츠 결과로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우선 10명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니까. 괜찮은 집을 구하더라도 기존 세입자나 집주인 등의 변수가 있다. 나이 어린 사람들은 더 좋은 조건의 집이 있을 수 있다는 고민이 있는 경우도 있었고, 어떻게 믿고 지원을 받느냐 등의 이유로 부모님이 갑자기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도는 그게 아닌데, 참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더 조심하고 많은 걸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재개발이 이뤄지고 할수록 빌라보다는 오피스텔이 늘어나면서 집의 형태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주거 여건은 똑같은 10개를 마련한 다음,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어떻게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는지를 장기적인 콘텐츠로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같은 주거여도 사람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는 거다. 더 장기적으로는 1인가구를 위한 플랫폼에 대한 계획도 있다.”
―자취남 콘텐츠들을 보다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체계화·최적화되는 게 있다. 처음에는 소위 말하는 ‘뽕’에 최하지만 갈수록 실용적이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나를 사랑하고 아껴준다는 느낌을 위해, 나에게 주는 선물 등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비용과 시간, 노력을 할애하지만 결국은 효율성으로 수렴하는 느낌이다. 결국 ‘꿀템’과 ‘예쁜 쓰레기’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어느 한 지점으로 수렴하는 것 같다.
“나이나 사회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초기에 고등학생이 혼자 사는 콘텐츠가 있었다. 2년 정도 자취를 했는데, 30대와 비교하면 자취 초반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게 너무 확실했다.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당연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랑 안 맞네’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는 거니까.”
―하우스로 시작해 홈으로 마무리되는 구성 같다. ‘나혼자산다’의 현실, 일반인 버전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을 것 같은데.
“콘텐츠 측면에서는 ‘홈’에 더 집중하고 있다. 촬영 신청하시는 분들이 집이 너무 찍을 게 없고 평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의 색깔이 있고, 이유가 있다. 연예인만 특별한 건 아니다. 나 자체로 색깔이 있는 건데 난 그걸 담는 거다. 사실 일반인이라는 표현 자체도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 와중에 내가 하는 거는 잘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 자취인들과 시청자 사이의 컨버터 같은 느낌이다. 텐션이 좋으신 분이 촬영을 하시면 그걸 평균 정서에 맞춰서 조정해 말씀 드리려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올해 목표로 하신 세 가지 일 중에서 에세이 출간은 이루셨다. 월세 지원 프로젝트는 좀 이야기를 하셨는데,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부분은 별로 언급이 없는 것 같다.
“(시무룩)…. 온라인 클래스는 이미 나왔는데 망했다. 불확실성이 좀 많았다. 생각과 실제가 달랐다. 좀 슬펐던 게,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어떻게든 결과는 내야 했다. 재미있게 만들고 싶은데, 너무 수고가 많이 들어가니까. 패기가 넘쳤던 것 같다. 책도 쉽지 않더라. 결국 사비로 월세지원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 그걸 한다고 하니까 여러 회사에서 투자를 하려 했는데, 금리가 올라가면서 투자가 막히는 상황도 있었다. 어쨌든 많은 경험이 쌓였다.”
―기자 입장에서 질문을 하나 드리자면, 일반적으로 언론이 인터뷰를 준비하는 것과 방식이 좀 차이가 있어 보인다.
“나도 그 집을 처음 가보는 거고, 시청자도 처음 촬영을 해보는 거다. 내가 궁금한 게 시청자도 궁금한 거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 알고, 준비하고 임하는 게 맞지 않는 것 같다. 알고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물론, 사전 준비에 대한 노력도 필요한 게 있긴 할 거다. 그래서 더 딥한 걸 원하시는 분들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가끔 들긴 한다.”
―촬영을 매번 혼자 소화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자취방이다 보니 좁은 곳에 두 명 이상이 들어가면 멀미난다.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지만, 처음 촬영하시는 분들인데 촬영자와 함께 들어가거나 큰 카메라를 가져가면 부담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나. 자취 콘텐츠인 이상 그 부분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지만, 향후 채널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도 있으실 것 같다.
“썸네일이 자극적이면 많이 끌어들일 수는 있는데, 자연스럽게 클릭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자극적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제가 항상 내세우는 것처럼 ‘클린하고 퓨어한 채널’이지만 마냥 소비되지 않는 그런 콘텐츠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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