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감춰졌던 입양 진실 알아야 진정한 정체성 찾을 수 있어” [심층기획-한인 입양인들의 절규]

, 세계뉴스룸

입력 : 2022-09-13 06:00:00 수정 : 2022-09-13 03:51: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2년째 친부모 찾는 피터 뮐러

덴마크 한국인 진상규명그룹(DKRG)에서 이번 신청서 제출을 주도한 이는 12년째 친부모를 찾고 있는 피터 뮐러(한국명 홍민·48·사진)씨다. 어떤 계기로, 무엇을 바라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게 됐을까. 뮐러씨와 이메일로 인터뷰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번 신청서 제출로 기대하는 것은.

 

“당시의 해외 입양에 대해 조사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드러나길 바랍니다. 그래야 화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죠. 어떤 입양인들은 부모를 찾으려고 알아보다 자신이 입양 서류에 적힌 사람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기도 합니다. 입양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다 죽은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만약 한국 아이들이 입양 기관의 관리하에 입양 가는 비행기에서 죽은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된 아이들의 이름이 알려져야 할 겁니다. 그래야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잖아요.”

 

―해외 입양의 진실을 밝혀내는 게 왜 중요한가.

 

“해외 입양은 입양아와 그 가족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혔어요. 서류에 건강하다고 적힌 아이가 건강하지 않았고, 완전히 다른 아이가 오기도 했잖아요. 이런 과거의 잘못은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희는 수십년간 제기됐던 한국의 해외 입양에 대한 문제점 중 어떤 게 진실인지 알고 싶습니다.”

 

―신청서 제출 후 다른 나라로 입양 간 이들의 연락이 온다고 들었다.

 

“지난달 23일 서류 제출 후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덴마크로 돌아왔습니다. 도하 공항에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전 세계 각국에 있는 한국 해외 입양인들의 연락으로 꽉 차 있었어요. 이들의 연락은 입양 기관의 문서 위조가 덴마크 입양인들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걸 방증해주는 거죠. 덴마크 해외 입양인들의 사례는 물론 이들의 사례도 함께 모아 13일 진실화해위에 전달합니다.”

 

―국민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사는 국민 여러분, 해외 입양 한국인들은 본인의 뿌리가 한국인인 걸 자랑스러워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만명에 달하는 저희가 해외 입양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그럼 한국 정부도 저희의 진짜 정체성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희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세영 '청순미 발산'
  • 이세영 '청순미 발산'
  • 뉴진스 다니엘 '반가운 손 인사'
  • 박규영 '아름다운 미소'
  • 오마이걸 아린 '청순&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