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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고물가에 금융시장 휘청, 울트라스텝 충격파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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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4 23:26:56 수정 : 2022-09-15 09: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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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CPI 예상치 뛰어넘은 8.3%↑
금리인상 우려에 환율 고공비행
구조개혁·정책 공조로 대응해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인 8.0∼8.1%를 뛰어넘은 데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긴축공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 뉴욕 3대 증시는 2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인 3∼5%대 급락했다. 일주일치 상승세가 하루 만에 사라질 정도로 충격파가 컸다. 어제 국내 주식시장이 장중 2400선이 붕괴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환시장도 혼돈에 빠졌다. 금리인상 우려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해 13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물가정점론’이 끝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 1.0%포인트)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은행이 연내 6연속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베이비스텝일 경우 금리 역전은 시간문제다. 한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 환율 급등에 따라 정부가 어제 비상경제 TF(태스크포스)를 열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환율방어와 금리부담 완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환율 안정이 더 시급해 보인다. 고환율을 방치하면 성장도 물가안정도 물 건너간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이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간다면 강달러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환율 상승은 동전의 양면이라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상황에서는 수출액 증가보다 원자재·중간재 수입가격과 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열흘 만에 무역적자(통관기준 잠정치)가 24억달러에 달했다.

미국발 울트라스텝에 대비하는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 당국이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적지만 가수요·환투기 등이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 상승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기업·가계 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내놔야 한다. 위기상황일수록 재정·통화당국 간 정책 엇박자는 금물이다. 한·미 간 금리차가 1%p까지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빈틈없는 정책공조로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경제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으로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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