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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본 간다”…엔저·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여행 수요 ‘폭발’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9-26 06:00:00 수정 : 2022-09-26 08: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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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10월 11일부터 외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확정
한국인 선호도 높아…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수요 ‘폭발’
음성확인서는 면제, 접종증명서 제출 유지 여부에 촉각
크루즈 통한 일본 여행은 아직…“2022말∼연초 재개 기대”

“야호! 무비자 입국 발표 났습니다”, “3년 만에 드디어 도쿄에 갑니다”, “기시다 총리 뉴스 보고 항공권 질렀습니다.” 

 

지난 23일, 일본 여행 정보 네이버 카페 ‘네일동’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음달 11일부터 외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일본 여행을 기다렸던 국내 관광객들은 일제히 관광 재개를 반겼다. 2년 반 만에 개인 여행이 가능해지는 데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이 일본 여행에 관심을 가질 전망이다. 다만 하늘길은 열린 반면 바닷길은 여전히 닫혀 있어 완전한 관광 재개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3년을 기다렸다…일본 여행 수요 폭발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0월 11일부터 개인 여행 허용, 입국자수 상한 철폐, 무비자 입국 제한 철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국내 관광 비용을 지원하는 ‘전국여행할인’, 티켓 요금 이벤트 할인 등 정책도 함께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코로나19) 이후 입국 제한 조치를 이어온 일본은 지난 6월부터 외국인 단체관광을 허용하고 입국자 수를 2만명으로 제한했다. 이달 7일부터는 가이드 없는 단체관광 허용, 하루 입국 5만명으로 여행 제한 조치가 한 차례 완화됐는데, 다음달 11일부터는 이조차도 완전히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동행 안내원(가이드)이 없는 패키지여행으로도 일본을 관광할 수 있게 된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 일본 항공편 승객을 위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국내 관광객들은 발빠르게 반응했다. 이미 일본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검토 소식이 전해진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여행 예약이 치솟은 상황이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이달 14~22일 일본행 예약 건수는 한 주 전(5~13일)에 비해 140% 증가했다. 하나투어의 1∼22일 일평균 일본 여행 예약은 지난달 동기 대비 777% 증가했다. 노랑풍선의 오사카 패키지 상품 예약률은 지난달 같은기간 대비 1200% 늘었다.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해외여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한 데다 엔저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일본 여행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본 여행은 개인수요가 많은 만큼 항공권 예약도 폭증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10월 예약자 수(20일 기준)는 8월 말 대비 3배가량 증가했고, 예약률은 24%포인트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김포~하네다, 인천~나리타 등 4개 일본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10월 인천~나리타 노선의 예약률은 이달 5일 기준 40%대였지만 이달 21일 기준 50% 중반으로 뛰었다. 인천~삿포로 예약률도 50% 중반에서 80% 중반으로 올랐다.

운영재개를 앞둔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라 일본 노선을 폐쇄하거나 축소했던 항공사들의 노선 확대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3월 중단했던 부산∼도쿄(나리타) 노선을 이달 들어 재개했다. 진에어는 22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주 5회에서 7회로 증편했으며 다음달 1일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주 3회에서 7회로 늘린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일본 노선 규모를 늘린다고 25일 발표했다. 인천발의 경우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노선 매일 2회, 부산발의 경우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증편 운항하며 동계시즌이 시작되는 다음달 30일부터는 김포∼오사카, 인천∼삿포로 노선 재운항을 시작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간 비자 문제로 일본에 가는 개인 여행객이 많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여행 정책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만큼 운항 규모도 조만간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스크린에 일본행 여객기 정보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백신 접종증명서 유지될까… 바닷길은 언제?

 

일본 정부는 이달 7일 여행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서 입국 시 요구하던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음성증명서를 백신 3차 접종자에 한해 면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치가 유지된다면 10월 11일부터 일본 여행을 가는 관광객들은 비자 없이 백신 3차 접종 증명서만 갖고도 일본에 입국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외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계획을 밝히면서 입국 서류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의 유지 혹은 폐지 여부를 포함해 구체적인 여행 정책 변경안 곧 따로 발표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입국 시 PCR 음성증명서는 면제되며 백신 접종 증명서는 필요하다. 유럽은 PCR 음성증명서와 백신 접종 증명서 모두 면제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만일 일본 여행 중 코로나19에 확진된다면 유증상자는 7일, 무증상자는 5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무증상자라면 격리기간 생필품 구매 목적으로 외출이 가능하다. 증상이 있다면 약을 먹지 않고 24시간 열이 나지 않거나 증상이 개선된 뒤 외출 가능하다. 다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대중교통 이용은 불가능하다.

 

일본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에 항공업계가 분주해 졌지만 크루즈를 운영하는 선박업계는 분위기가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 일본 정부의 입국 정책 완화는 하늘길에만 해당되는 내용으로 바닷길은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점차 여행 제한을 완화했고 선박업계에서도 이를 염두해 여행 재개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선박을 통한 일본 입국은 현재까지 단체관광으로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2020년 3월 9일 인천발 제주항공 여객기로 일본 도쿄 인근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절차를 받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국내 업계에서는 공항이 항만 여객터미널보다 안전한 검역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공항을 우선 개방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선상 격리된 크루즈 프린세스 다이아몬드호에서 700명 이상의 확진자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후쿠오카 크루즈 여행을 운영했던 한 선사는 여행상품 재개 시기 문의에 “항공과 달리 선박은 곧바로 재운항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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