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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종말의 무기 ‘포세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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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05 22:58:08 수정 : 2022-10-05 22: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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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전 북극해 군도 상공에 직경 8㎞의 불길이 생기더니 이내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이 구름은 에베레스트 높이의 7배인 67㎞까지 치솟았다. 지진파는 지구 세 바퀴를 돌았고 1000㎞ 떨어진 곳의 유리창이 깨졌다. 옛 소련의 ‘차르 봄바(폭탄의 황제)’ 실험 장면인데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800배에 달했다. 수년 전 러시아의 한 국영기업이 이 실험을 유튜브에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머지않아 차르 봄바를 훨씬 능가하는 핵실험이 강행될 모양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첩보에 따르면 러시아 최첨단 핵추진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최근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를 향하고 있으며 발사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 종말의 무기’라 불리는 포세이돈은 직경 2.5m, 길이 24m로 그 위력이 차르 봄바의 2배인 100Mt(메가톤)에 이른다. 사거리가 1만㎞이며 해저에서 폭발하면 높이 500m 쓰나미와 방사능 파동을 일으켜 반경 1500㎞ 내 모든 생물을 절멸시킬 수 있다. 포세이돈은 2015년 러시아 방송 뉴스에서 우연히 그 존재가 처음 알려졌는데 7년 만에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세에 몰리자 수차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7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를 몇 번이나 몰살시킬 수 있는 물량이다. 푸틴은 이도 모자라 핵 어뢰를 만들어 대놓고 무력시위까지 한다.

푸틴이 미치지 않고서야 함부로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에서 푸틴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푸틴을 지목하며 “하루빨리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고 했을까. “최근 비극적인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은 핵무기, 그 광기를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했다.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했던 지구 종말 시계가 올해 1월 100초 전으로 줄었다. 독재자의 광기 탓에 이 초침이 확 당겨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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