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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타자들은 누구나 홈런왕을 꿈꾼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오랫동안 ‘약물 홈런왕’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1927년 베이브 루스(60홈런)를 시작으로 MLB에서 한 시즌 60 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6명이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뉴욕 양키스 출신 선수 3명이 달성했고, 내셔널리그(NL)에선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65개), 새미 소사(66개·64개·63개)가 있다. 그러나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는 금지약물을 복용해 몸집과 장타력을 키워 이를 달성했다는 낙인이 찍혀 있다. 현재까지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한 이유다.

2004년 스포츠 관계자들의 폭로로, 약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MLB에 폭풍이 몰아쳤다. 본즈, 맥과이어, 소사 등이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에 의존했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겼다. 당시 본즈가 출장할 때마다 팬들은 관중석에서 커다란 별 표시(*)를 한 팻말을 들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록 뒤에 붙는 별 표시를 보여주면서 본즈를 조롱한 것이다. 법무부 조사가 사실로 드러나자 홈런왕들은 모두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을 마쳤다.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그제 62호 홈런을 때려 AL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1961년 팀 선배인 로저 매리스가 세운 최다 홈런(61개)을 61년 만에 넘어선 대기록이다. 약물 복용 의혹을 받지 않은 ‘클린 홈런왕’이라 팬들이 더 열광하고 있다. 매리스의 아들 로저 매리스 주니어는 “대다수 팬들은 이제 새로운 클린 홈런왕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MLB 전체의 진정한 단일 시즌 홈런 기록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흑백 혼혈인 저지는 1992년 태어난 지 하루 만에 백인 교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가족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할 만큼 인성이 뛰어나고 가족애도 각별하다. 저지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그의 형이 한국계 입양아다. 저지는 “형이 똑똑해서 스페인어까지 5개 국어를 할 줄 알고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이 끝나면 부모님과 같이 형을 보러 갈 예정”이라고 했다. 저지가 앞으로도 더 큰 기록을 세우기를 기대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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