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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디지털성범죄 날뛰는데… 수사 일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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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06 17:49:44 수정 : 2022-10-06 22: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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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경찰청 자료 살펴보니

사이버범죄, 1인당 200건 담당
“업무 과중” 기피 부서로 전락
전담팀 없는 경찰서도 101곳

2019년 일명 ‘n번방’ 사건이 알려진 뒤 디지털 성범죄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3년이 지났지만 최근 불거진 제2의 n번방 사건 ‘엘(L) 성착취 사건’ 등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착취와 사이버 성폭력 범죄는 여전히 만연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경찰서의 사이버범죄수사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 성범죄 외에도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명예훼손, 테러 등을 수사하는 사이버범죄수사관은 지난해 평균 200건의 사건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설치되지 않은 경찰서도 전국에 100개가 넘었다.

 

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범죄수사관 인력은 2063명으로, 1인당 접수한 사이버범죄 사건은 200.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이버범죄수사팀에 배당된 사건은 41만5014건에 달했다. 이 중 디지털 성범죄 사건만 6218건이었다. 일선 경찰서에 4232건, 시·도청에 1986건 접수됐다.

 

디지털 성범죄 등 사이버범죄가 연일 증가하면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에 비해 수사 인력은 적은 상황”이라면서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오랜 시간 사이버범죄 수사를 맡으면서 관련 역량을 쌓아야 하지만 다들 기피하는 부서가 됐다”고 토로했다.

 

용의자 추적 등 디지털 성범죄는 사이버 수사 역량이 중요하지만 정작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없는 경찰서도 많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8개 경찰서 중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설치된 경찰서는 157개로 파악됐다. 101개의 경찰서에는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없는데, 지역 간 편차도 크다.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의 모든 경찰서에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있지만, 강원(17개 중 14개)·충북(12개 중 8개)·전북(13개 중 9개)·경북(24개 중 17개) 등 지역 경찰서에는 사이버범죄수사팀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범죄 전담부서가 없는 경찰서는 각 시·도청으로 사건을 이관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2019년부터 각 시·도청에는 디지털 성범죄를 전담하는 팀이 별도로 구성됐는데, 수사팀이 신설되고 3년 동안 10명의 수사관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99명이었던 디지털 성범죄 전담수사관은 올해 8월 기준 109명까지 늘었다. 서울경찰청(3명), 대구경찰청(1명), 인천경찰청(1명), 울산경찰청(2명), 세종경찰청(3명), 경기북부경찰청(2명), 전북경찰청(1명)의 인력이 다소 늘었다. 광주·대전·강원의 경우 오히려 1명씩 인원이 줄었다. 디지털 성범죄 전담수사팀 한 팀이 지난해 담당한 사건은 평균 94.6건에 달한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수사 인력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용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교묘한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사이버범죄수사관은 1인당 200건의 사건을 맡을 만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가까운 경찰서에 전담인력을 충분히 배치해야 한다”며 “모든 경찰서에 사이버수사팀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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