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5층에서 추락한 3살 여아를 구해 화제가 된 초등학생이 당연한 일을 했다며 칭찬받기 부끄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초등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들 자랑 좀 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A씨와 창원소방본부, 창원시의회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일 오후 4시36분쯤 창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A씨의 아들과 그 친구들은 '쿵' 소리를 듣고 화단으로 달려갔다.
알고 보니 아파트 5층에서 3세 여아 B양이 지상 화단으로 추락한 것. 이에 초등학생들은 B양을 안아서 벤치에 눕혀 구호 조치를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A씨 아들은 다른 친구들에게 "너는 119에 전화하고, 너는 112에 신고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A씨의 아들은 B양의 동향을 살피면서 옷도 덮어주고 숨 쉬는지 확인도 했다.
우연히 현장에 있던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우완 의원은 이를 목격하고 입고 있던 점퍼로 B양을 감쌌다. 이후 초등학생들에게서 전화기를 넘겨받아 119 상황실에 아기의 상태와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B양을 병원으로 옮겼고, B양은 찰과상 외에 큰 외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의 어머니가 B양이 잠든 것을 보고 잠시 마트에 간 사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아들의 전화 통화로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잘했다.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아이는 "너무 당연한 일을 왜 칭찬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A씨는 "119대원이 아이들에게 '너무 잘했다'며 칭찬하고 돌아갔는데 (아들이) 내심 뿌듯했나 보다"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던 일이 뉴스에 나왔다. 창원시의회가 초등학생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는데, 저 또한 너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대처가 너무 기특해서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자랑은 했지만, 막상 기사화되니 아버지로서 자랑이 또 하고 싶어져서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아이들이 한 일이 이렇게 대견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우리 아들과 아들 친구들, 모두 잘했다고 칭찬 좀 해달라. 나중에 스크랩북(자료모음책)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칭찬 댓글이 쏟아지자 A씨는 추가글을 통해 "따듯한 말씀들 정말 감사하다. 댓글들 스크랩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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