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쇠락한 원도심 활성화·주민들 삶의 질 높이는 ‘컨트롤 타워’ [지방기획]

관련이슈 세계뉴스룸

입력 : 2022-10-27 01:00:00 수정 : 2022-10-27 02:03: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역개발 ‘일꾼’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정부 추진 도시재생사업 핵심적 역할
전국 첫 출범 후 7년간 134곳서 사업
이웃 함께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회복

‘내 손으로 지키는 부산’ 프로젝트 추진
시민 맞춤형 치안모델 ‘리빙랩’서 발굴

영도선 지역 경제거점 활용 혁신 집중
수리조선산업 고도화 등 생태계 조성
재생분야 전문가 양성…일자리 창출도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 발달로 인한 도심 공동화를 방지하고, 쇠락하고 낡은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 6월 전국 최초로 출범한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재생센터)는 부산지역 도시재생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의 주체인 해당 지역 주민의 역량강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면서 부산시에 정책 및 사업모델을 제안하고, 부산시의 도시재생 및 주거환경 관련 위탁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정부정책인 도시재생사업과 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도시재생 공간 및 청년 활성화사업 등 다양하다.

◆도시재생사업 전문 지원기관,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

재생센터는 부산지역 국토부 도시재생사업 선정과 사업운영 및 사후 성과관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국비사업 선정을 위한 상시 사전 컨설팅과 적격성 검증을 담당하는 등 사업시행 이전단계부터 사업예정지의 지자체 행정과 주민공동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사업 시행 중인 도시재생 사업지에 대해서는 공무원과 현장센터 실무자 교육과 현장지원센터 실무자협의회를 통해 각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애로사항을 파악한다.

특히 부산도시재생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도시재생 관련 콘텐츠 및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부산지역 마을공동체 활성화 및 자생적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출범 이후 7년간 부산지역 134개(행복마을 71곳, 산복도로 거점 63곳) 마을생활권 주민 대상 주민 역량강화과정을 통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역 70∼80대 할머니들이 마을영화만들기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영화와 지역주민 마을공동체의 만남

재생센터는 최근 영화를 매개로 마을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역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마을공동체 주민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제작부터 연기와 촬영 등 일련의 영화 교육을 통해 주민을 영화제작과정에 직접 참여시키는 ‘마을영화만들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2019년 처음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지난해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영화 ‘명자할매’를 제작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올해는 해당 프로젝트로 8개 지역공동체에서 8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제작과정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동시에 제작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상영하고, 올해 12월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부산위크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시민 중심의 맞춤형 치안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부산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마을 치안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다.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내 손으로 지키는 부산, 전국 최초 치안리빙랩 사업 추진

재생센터는 시민 중심의 맞춤형 치안모델 개발을 위해 전국 최초로 부산자치경찰 치안리빙랩(정보기술(IT)로 해결하는 사회문제)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자치경찰 치안리빙랩 프로젝트는 ‘내 손으로 지키는 우리 부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재생센터와 부산자치경찰위원회가 공동 추진하는 사업으로, 시민 중심의 맞춤형 치안모델을 리빙랩 방식으로 발굴하고 적용하는 사업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1차 실험은 총 8개 팀을 선정해 각 실험 아이디어 발전과 실험 고도화를 위한 워크숍과 컨설팅 등을 추진했다. 또 중간 워크숍을 통해 우수 3개 팀을 선정하고, 12월까지 본격적인 현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재생센터는 실험에 제안된 내용을 관련 기관과 협의를 통해 사업화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에도 부산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치안리빙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민 맞춤형 치안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대학 및 도시재생전문기업 간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도시재생사를 양성해 지난 3년간 총 22개 업체에 청년 49명을 취업시켰다.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살아 있는 수리조선의 도시재생… 지역경제 활력 도모

도시재생사업 중 대부분의 경제기반형 사업은 이미 경제기반을 상실한 지역에 경제거점을 조성해 도시공간 혁신을 도모하는 데 집중한다. 반면,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서 추진 중인 영도 경제기반형 뉴딜사업은 경제기반이 살아 있는 산업의 재전환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재생센터는 2020년부터 영도 경제기반형 뉴딜사업을 현장에서 추진하는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고유자원을 활용해 주민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접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있다. 또 지역자립도 향상을 위한 주민역량강화 사업과 수리조선산업 고도화를 위한 인력양성사업, 해양관련 지역 유관기관과 지속적 네트워크 구축 등 대상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역 생태계 요건을 조성하고 있다.

◆도시재생 일자리 청년양성부터 전문기업까지 선순환 체계 구축

재생센터가 2019년부터 추진 중인 도시재생전문기업 선정 및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은 부산시와 부산지역 대학, 도시재생전문기업 간 업무협약과 위·수탁 협약을 통해 3년간 매년 40~50개 기업을 도시재생 전문기업으로 선정하고, 총 22개 업체에 미취업 청년 49명을 취업시켰다.

또 청년도시재생사 양성 사업을 통해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에도 청년인턴 근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취업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도시재생 청년 인재 양성과 도시재생 분야 일자리 제공으로 청년의 지역 정착률을 높여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집 고치는 게 아닌 주민 자긍심 심는 사업”

 

“도시재생사업은 단순히 낡은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 구성원들의 단합을 유도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는 사업입니다.”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황영우(사진) 원장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 교수출신인 황 원장은 부산지역 도시재생지원 업무를 맡은 뒤, 도시재생에 ‘영화’를 접목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 실험에 나섰다.

 

산업화에 따른 도심 공동화로 낡고 쇠락한 원도심을 지키는 주민들에게 단순히 집을 고쳐주고, 마을환경 개선이라는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도시재생에 접목하기로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놀라웠다.

 

황 원장은 “활기 없는 도시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고령의 70~80대 노인들이 직접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자신감을 되찾고,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까지 안겨준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영도구 ‘깡깡이마을’을 시작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부산 영화의전당과 협업을 통해 서구 아미동과 영도구 흰여울마을, 동구 래추고마을 주민을 참여시킨 영화 3편을 만들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하고, 상영까지 했다.

 

그는 “기존 물리적 도시재생사업을 넘어 영화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도시재생사업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주민들이 영화를 통해 하나로 뭉치고 서로를 위하면서 도시재생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마을주민들이 ‘나도 할 수 있다. 우리 마을을 내 손으로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자신감으로 지역커뮤니티(공동체)를 형성한 점이 가장 큰 변화라는 것이다.

 

그는 또 “물리적인 도시재생도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도시재생과의 공생도 도모해야 한다”며 “특정한 하나의 방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소통하면서 공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원장은 최근 부산시에서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까지 도시재생사업을 직접 집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통폐합이 된다면 계획부터 집행까지 도시재생 전 과정을 직접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다만, 재생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복지향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QWER 쵸단 '사랑스러워'
  • QWER 쵸단 '사랑스러워'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