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 檢 송치… 사인은 쇼크사

전북 고창에서 40대 아들에게 폭행당해 숨진 70대 아버지의 사망 원인이 ‘두부(머리) 손상에 의한 쇼크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이 나왔다.

10일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최근 경찰에 보낸 A(76)씨의 시신 부검에 대한 소견을 통해 ‘외력에 의해 머리에 큰 상처를 입은 게 직접적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창경찰서 전경

시신에서는 ‘경막하출혈’도 발견됐는데, 이는 폭행이나 낙상, 교통사고 등 강한 외부 물리력이 동반될 때만 확인되는 손상인 점에 비춰볼 때 폭행에 따른 결과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직전 아들 B(40)씨에게 반복해서 머리 부위를 폭행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도구로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깨진 머그잔을 지목했다. 당초 머그잔은 온전한 상태였으나 거듭된 폭행 과정에서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B씨는 지난 4일 오전 4시쯤 고창군 공음면 자택에서 아버지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경찰은 그의 어머니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B씨는 종적을 감췄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범행 직후 1t 트럭을 몰고 도주한 뒤 전남 영광군 법성면의 한 하천 갈대숲에 숨어 있다 추적에 나선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사 결과 B씨는 범행 당시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 격분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에 대한 사건 조사를 마무리하고 존속살해와 절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창=김동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