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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우리 모두는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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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0 09:53:38 수정 : 2022-11-20 1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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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58명 희생자에 부치지 못한 편지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안함과 안타까움과 슬픔과 분함을 포함한 모든 힘든 감정들을 오랫동안 가지게 될 것이고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이 땅에서 시민들은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한다. 2022년 10월 29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핼러윈을 즐기려고 이태원을 찾았던 외국인 희생자를 포함한 158명이 좁은 골목에서 압사 희생됐다. 참사가 일어난 다음날부터 이태원 현장을 찾았다.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말들이 걸렸다. 꽃들도 모였다. 술과 담배와 과자와 인형까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많은 물건들이 현장에 쌓였다. 저녁 어스름 참사 현장을 찾아 목 놓아 우는 시민의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린다. 시민들의 글을 모았다. 많은 것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자로서 기억해야 한다고 여긴다. 수많은 글 가운데 조금 추렸다. 지금도 참사 현장엔 글들이 쌓인다.

“현장에 있어도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편히 쉬세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나 혼자 무사히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을 다시 보고, 안을 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멀쩡히 돌아간 저도 집 앞을 지나가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숨을 쉴 수가 없는데, 기사만 봐도 심장이 졸이는데 가족분들은 얼마나 더한 고통일지, 또 당시에 얼마나 큰 고통을 느끼셨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네요. 잊지 않을게요. 편히 쉴 수 있도록 빌게요.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지내세요. 아무 걱정없이 제 가족, 제 친구라고 생각하고 모두에게 베풀게요.”

“맨 밑에 깔린 파란 바람막이 입으신 외국인분에게. 제가 힘이 약했나 봅니다. 위에 사람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아무리 힘을 써도 빼드릴 수 없었네요. 성함을 몰라서 당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보고 헬리콥터 불러서 살려달라고 하셨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노숙자라서 폰 요금 낼 돈이 없고 전화가 안 돼서 헬기를 못 불러드렸네요. 약속 못 지켜드려서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10대에는 바다에 친구를 보냈고 20대에는 길거리에 친구를 보냈다. 얼마나 더 잃어야 이 나라 어른들은 정신을 차릴 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얼마나 엄마, 아빠를 찾았을지… 같은 나이대의 딸이 있는 경기도의 엄마가 명복을 빕니다.”

“미안하다! 너희 잘못이 아니야 아버지 세대가 잘못한 거야!!”


글·사진=허정호 선임기자 h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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