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지하철의 철도사고·운행장애 건수는 16건으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22일 서울교통공사의 ‘2021년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철도사고는 10건, 운행장애는 6건 발생했다. 철도사고·운행장애 발생 건수는 2016년 17건에서 2017년 11건, 2017년과 2018년 각 7건으로 줄었으나 2020년 10건, 지난해 16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유형별 발생 건수는 철도교통사고 4건(충돌·탈선 각 2건), 철도안전사고 6건(철도안전사상사고 5건·철도화재 1건), 운행장애 6건(운행 지연 4건, 무정차 통과 2건)이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1월 7일 오전 7시 48분쯤 4호선 길음역을 지나던 당고개행 열차의 운행이 43분간 지연됐다. 공사는 눈이 내리면서 고전압 기기가 절연파괴(절연피복의 손상 등으로 갑자기 많은 전류가 흐르는 현상)된 것을 원인으로 봤다.
11월 17일에는 오후 1시 40분쯤 4호선(과천선) 선바위역에서 금정 방면(하행) 열차가 추진제어장치 제어 프로그램 오류로 57분간 운행이 중단된 데 이어, 오후 3시 39분쯤 4호선 당고개역에서 회차선으로 진입하던 열차의 팬터그래프 습판체(전동차의 지붕 위에 달아 전선에서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가 끊어져 80분간 운행을 하지 못하는 등 2건의 운행장애가 발생했다.
승무원이 회송열차로 착각하는 바람에 무정차 통과하는 사례도 3월 18일 오후 5시 23분쯤 5호선 발산역 상행선과 11월 2일 오전 7시 37분쯤 5호선 상일동역∼고덕역 상행선에서 두 차례 있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는 오전 6시쯤 2호선 역삼역과 삼성역 사이에 있는 신호기가 고장나 열차 운행이 34분간 지연됐다.
11월 3일에는 오전 10시 31분쯤 4호선 미아역 승강장에 있는 공기청정설비에서 불이 나 1시간가량 열차 25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이외에도 5월 28일과 7월 7일에는 3호선 지축차량기지에서 차량·시설이 파손되는 사고가, 9월 19일과 12월 27일에는 2호선 군자차량기지와 7호선 도봉차량기지에서 차량 탈선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시행되는 철도 안전관리 수준 평가에서 C등급(79.27점)을 받았다. 국토부는 철도안전법 제9조 3항에 따라 철도운영자의 안전관리 수준을 평가하며 평가 항목은 사고지표·안전투자·안전관리·정책협조 등으로 구성된다.
이 평가에서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2019년 C등급에서 2020년 D등급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C등급을 회복했다. 다만 사고 지표의 경우 2018년(35.00점)과 2019년(31.25점) 30점대에 크게 못 미치는 25.00점에 그쳤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철도사고·운행장애로 시민에게 불편을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더욱 안전한 지하철 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지하철 사고·장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6일 오후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가 탈선한 여파로 다음 날 아침까지 1호선 열차가 지연 운행된 데 이어 21일 오전 8시 43분쯤 1호선 소요산행 열차가 차량 고장으로 동대문역에서 약 8분간 정차해 시민들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서울교통공사는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해 2017년 5월 31일 출범했다. 9호선의 경우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은 서울9호선운영㈜이,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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