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프랑스가 사랑한 시인 겸 수필가 보뱅 71세로 별세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2-11-26 10:15:00 수정 : 2022-11-26 10:08: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평생 고향 근처에서 사색과 글쓰기에 전념
'작은 파티 드레스', '환희의 인간' 등 유명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문단과 거리를 두고 가톨릭 수도승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이 24일(현지시간) 7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5일 AFP 통신에 따르면 고인의 책을 출간해 온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타계 소식을 알렸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나 유족 등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의 시인 겸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1951∼2022). AFP연합뉴스

1951년 와인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의 크루소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생 고향 근처에서 고독하게 산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일간 ‘르탕’(Le Temps)은 고인을 가리켜 “어떤 이들에게는 위대한 시인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낯선 작가였다”며 “고인은 자신의 명성 따위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숲 한가운데에 있는 집에서 오로지 글쓰기에만 전념했다”고 평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고인은 학생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50권 이상의 시집과 에세이를 남겼다. 젊은 시절 크루소 박물관에 부설된 공공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늘 새로운 글을 접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고인의 대표작이자 문학적 영예를 안긴 책으로 꼽힌다. 13세기 이탈리아의 가톨릭 수도자로서 오늘날의 프란치스코 수도회를 창설한 기독교 성인에 관한 전기 형식의 작품이다. 물질주의와 탐욕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지독할 정도로 외로운 종교적 수행이 갖는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이 책으로 고인은 1993년 권위 높은 문학상인 ‘되마고상’을 받았다. 현 교황 프란치스코가 2013년 즉위할 당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이름으로 택하며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일구팔사북스(1984Books)에 의해 번역된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와 ‘환희의 인간’, ‘그리움의 정원에서’ 등이 유명하다. 이 에세이들에 대해 출판사 측은 “침묵 속에서 건져 올린 깊이 있는 사유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미소를 닮은 맑고 투명한 문체를 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손예진 '순백의 여신'
  • 손예진 '순백의 여신'
  • 이채연 '깜찍하게'
  • 나띠 ‘청순&섹시’
  • 김하늘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