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부인 커밀라 왕비가 시녀를 두는 왕실 전통을 폐지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커밀라 왕비는 조만간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여성 폭력 방지 행사에서 처음으로 ‘시녀’(Ladies-in-Waiting) 대신 ‘왕비의 동반자들’(Queen's Companions)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커밀라 왕비의 이번 조처는 여왕·왕비 조력자들을 가리키는 명칭을 현대화했을 뿐 아니라 역사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녀의 역할·위상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BBC는 덧붙였다. 새로 선발된 왕비의 동반자들은 과거 시녀가 하던 일보다 훨씬 비정기적인 역할을 맡게 되며, 서신에 답장하기와 침실 보필 등 일상적·행정적 업무는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지위 역시 비공식적이다.
영국 타임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가는 곳마다 끊임없이 존재했던 시녀들의 모습과는 상당한 거리가 생긴다”며 “커밀라의 동반자들은 훨씬 더 가벼운 의무를 가지며, 중요한 몇몇 행사에만 동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왕실의 시녀는 하인이라기보다는 여왕이나 왕비를 보필하는 개인 비서의 성격이 강했고, 주로 여왕·왕비와 가까운 귀족 여성들이 맡아왔다. 수세기 역사를 거치며 시녀들이 왕실 음모에 휘말리는 일도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왕비의 동반자들에는 커밀라가 오랜 친분을 유지해온 랜스다운 후작 부인, 해리 왕자에게 메건 마클을 소개한 여성의 모친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급여는 받지 않지만, 이들이 쓰는 비용은 왕실에서 충당한다.
고 엘리자베스 2세를 돕던 시녀들은 이제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주관하는 행사 때 국왕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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