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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K-풋볼… 축제는 계속된다 [서필웅 기자의 중동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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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5 06:00:00 수정 : 2022-12-05 02: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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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났다. 32개국 중 절반이 탈락했고, 이들 국가 팬들도 차례로 카타르를 떠났다. 대신, 남아 있는 팬들 사이에 작은 축하파티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지하철을 타자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미국 팬들이 어우러져 서로 칭찬하며 왁자지껄하게 즐기고 있었다. 어느새 월드컵이라는 공통분모가 생긴 팬들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음에도 하나가 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우리 자리도 생겼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기에 ‘코리아’라고 대답했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좋은 경기였다고 모두가 말을 해준다. 월드컵 16강이라는 특별한 무대에 나선 한국의 팬들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다.

지난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시작 전 관중석에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칭찬이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닐 것이다. 1차전 우루과이, 2차전 가나를 상대로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주도하는 능동적인 축구를 펼쳐냈고, 포르투갈전에서는 결과까지 잡아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경기장 관중석 어디에서도 실망감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가득했고, 김영권의 동점골 이후에는 이 믿음이 더 커졌다. 황희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진 뒤에는 오랫동안 경기장에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강렬한 경기였고, 이 강렬함은 제삼국 축구팬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 듯했다.

앞선 조별리그가 끝난 뒤에도 거리에서 “좋은 경기였다”고 말해주는 팬들을 통해 한국축구의 스타일이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이제는 16강 진출이라는 성과까지 만들어내며 팬들 사이에서도 한국이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대회 초반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컬처’ 덕분에 으쓱해졌던 어깨가 ‘K풋볼’로 한층 더 올라간다.

이제는 패하면 곧바로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에 돌입했기에 카타르에 얼마나 더 머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16강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이다. 물론 승리하면 너무나 좋겠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한국축구는 강렬함으로 충분히 인정받았고, 덕분에 팬들도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브라질전은 결과를 떠나 ‘K풋볼’의 강렬함을 계속 이어가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카타르에서 축제를 한껏 즐기고 있는 축구팬으로서의 바람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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