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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봤나… 또 한 번 기적 일군 ‘해결사’ 김영권 [2022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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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5 06:00:00 수정 : 2022-12-05 08: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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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3분 크로스 막으며 허슬 플레이
호날두 등 맞고 튄 볼 겨냥해 ‘발리슛’
지난 월드컵 독일전 극적 결승골 이어
천금 같은 동점골로 韓 희망 불씨 살려

후반 36분 골반 부상으로 쓰러져 교체
金, 16강 브라질전서 센추리클럽 가입

2018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 2022 카타르 월드컵 ‘알라이얀의 기적’. 한국 축구의 두 기적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해결사’ 김영권(32·울산)이다. 붙박이 수비수인 그는 4년 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독일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비록 한국이 16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 승리는 한국이 전 대회 우승국 ‘전차군단’ 독일을 꺾는 이변을 보여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게 됐다.

영권 발끝서 영근 기적 한국대표팀 수비수 김영권이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몸을 날려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김영권은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도 4년 전과 똑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2-1 역전승을 거두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영권은 혼신의 힘을 다해 포르투갈의 공격을 막았다. 중앙 수비를 함께 책임지는 김민재(나폴리)가 근육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김영권의 어깨는 더 무거웠지만, 그만큼 투혼을 불살랐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23분 김영권은 측면에서 올라온 상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걷어내며 대표팀의 추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4분 뒤, 동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김영권은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27분 미드필더 이강인이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고 공은 수비에 가담한 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에 맞고 튀었다. 이 공은 공교롭게 김영권 앞에 떨어졌다. 이를 놓칠세라 김영권은 재빠르게 몸을 날려 공을 정확히 왼발에 갖다 댔고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심이 무너지면서도 끝까지 공을 컨트롤한 집중력이 빛났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김영권의 동점골로 한국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극적인 결승골을 넣어 한국은 16강에 진출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날 골로 김영권은 월드컵 두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김영권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긴 팔에 입을 맞추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호날두가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김영권은 이날 공방전 속에서 부상으로 경기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후반 36분 끝내 그라운드에 쓰러져 더 뛸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교체됐다. 김영권은 경기 뒤 “너무 좋다. 카잔의 기적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 그때는 경기에 이겼지만 16강에 진출을 못 했다”며 “이번에 골과 16강까지 이뤄 더없이 좋다. 울컥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후반 교체 상황에 대해선 “골반 쪽이 불편했다. 저보다 몸 상태가 좋은 선수가 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교체를 요청했다. 큰 부상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권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포르투갈과 경기는 김영권의 A매치 99번째 경기다. 그는 브라질과 16강전에 나서면 100번째 경기 출전을 달성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다. 그만큼 김영권 개인에게도 16강전은 뜻깊은 경기다. 그가 자신의 100번째 대표팀 경기인 월드컵 토너먼트 무대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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