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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4년간 엉뚱한 직인 찍힌 학생증 발급…최근까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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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4 19:06:39 수정 : 2022-12-04 1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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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직인 대신 환경단체 직인 찍어 발행…7000장 가량 발급 추정
시립대, 최근 한 학생의 민원 제기로 파악…뒤늦게 관련 조치 나서
학교측 “용역업체 시안 그대로 사용…내년 2월까지 디자인 교체 추진”
총장 직인 대신 환경단체 직인이 찍힌 서울시립대 학생증. 학생증 오른편 하단의 빨간색 직인을 보면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의인'이라고 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립대가 약 3년7개월 동안 대학 총장 직인이 아닌 엉뚱한 도장을 찍은 학생증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립대 측은 최근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뒤늦게 관련 조치에 나섰지만, 학생증 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4일 서울시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강산 의원이 서울시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립대는 2019년 4월23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환경운동단체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의인’이라는 문구의 직인을 넣어 학생증을 발행했다.

 

학생증에는 오른편 하단에 위치한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이라는 문구 끝에 빨간색으로 총장 직인이 찍히는데, 이곳에 엉뚱하게도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의인’이라고 적힌 도장이 찍힌 것이다. 

 

시립대에는 매년 1700여명의 신입생이 입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엉뚱한 직인이 찍힌 학생증을 발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대학원생이나 재발급을 받는 재학생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서울시립대. 연합뉴스

 

문제는 시립대가 이 같은 사실을 3년 반이 넘도록 발견하지 못하다가 지난달 한 학생이 민원을 제기한 뒤에야 해당 사실을 파악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는 지난 2018년께 학생증 디자인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당시 용역 업체가 디자인 시안에 예시로 넣은 도장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학생증에 들어가는 직인 크기가 작아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학생증에 찍힌 직인의 크기는 크기가 가로 5㎜, 세로 5㎜로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크기다.

 

시립대 관계자는 “2019년 입학한 신입생부터 해당 학생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 몇 개가 배포됐는지는 각 과를 통해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립대는 해당 단체와는 아무 연관도 없다고 강조했다.

 

시립대 관계자는 “도장이 잘못 찍혀 나오면 대외적으로 증명서로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외부에서 신분 확인 등을 할 때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주로 사용하고 학생증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립대는 현재 학생증 발급을 중단하고, 디자인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총장 직인이 찍힌 신규 학생증을 발급해 내년 2월까지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시립대에 따르면 학생증 1장당 교체 비용은 1만원가량으로, 전체 재발급엔 7000만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산 시의원은 “시립대에서 이와 같은 황당한 행정 실수가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원인 규명은 물론 추후 개선과정에서도 주무부서 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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