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지속가능 연금안 내년 마련
미래세대 위해 머뭇거려선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초 부처별 업무보고 형식으로 하려던 회의였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패널 100명과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국민과의 대화’ 형태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정과제는 저희 정부의 국정운영 규범이면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다짐한 것이다.
‘단단한 경제·든든한 민생, 활기찬 지방, 담대한 개혁’ 3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사실상 주안점이 찍힌 것은 마지막 세션인 개혁부문이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전부터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공언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속가능성·세대 간 공정성을 담보할 연금개혁 정부안을 내년 10월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4대 공적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마다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났다. 그나마 ‘땜질식’ 처방이 이뤄졌던 것도 문재인정부에서는 아예 사라졌다. 내년 4월까지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룬 ‘국민의 안’을 반드시 도출해야 한다.
노동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2022년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노동시장 순위에서 63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42위에 그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장의 법과 제도가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주52시간 유연화·노동약자 보호’라는 화두를 던진 것과 일맥상통한다. 백년대계인 교육개혁도 시급하다. 이날 회의에서 기초학력 강화, 교원전문성 확대, 유보(유아교육+보육)통합 등 얼개도 제시됐다.
아무리 명분 있는 개혁이라도 실행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해가 대립하는 사안인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서둘러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에 나서야 한다.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총선·대선 등 선거가 닥치면 어려워지는 만큼 국정 초기 공론화를 거쳐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윤정부는 최근 화물연대의 불법 운송거부에 타협 없는 대응으로 국민적 공감을 얻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회의에서 “파산이 예정된 연금제도나 경직된 노동시장, 획일적 교육과정을 그대로 두는 건 기성세대가 후대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국가와 미래세대의 명운이 걸린 3대 개혁 과제인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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