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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산안 질질 끄는 정치권, “양심 있나” 金의장 호통 안 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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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8 23:08:07 수정 : 2022-12-18 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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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계속 어기고도 협상 평행선
野 “단독 국조”, 與 무책임한 모습만
민생에 정치적 득실 따져선 안 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우상호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2.18. 20hwan@newsis.com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우상호 위원장이 어제 “국회 일정과 무관하게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오늘 전체회의를 열어 본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우 위원장은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지난 2일)도,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도, 국회의장이 제시한 시한인 15일도 모두 넘겨버렸다”며 “특위가 출범한 지 24일이 지났고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21일뿐”이라고 했다. 국정조사 기간이 3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야당 단독으로라도 증인 채택 등 준비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3일 국민의힘과 ‘예산안 처리 후 이태원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들고나왔고, 결국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이로 인한 정국 경색은 예산안 처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가 먼저라는 입장이어서 국정조사도 여당이 빠진 반쪽짜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이에 따른 문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야당만의 국정조사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는 데다 예산안 처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아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6일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정치 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호통쳤다. “경제를 살리고 취약 계층을 도우려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늘어져서 못 굴러가게 하고 있다”는 질책이었다. 민생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여야 행태가 얼마나 꼴불견이었으면 김 의장이 기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큰소리를 냈겠나. 김 의장이 오늘을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다시 제시했지만 법인세 인하 등 주요 쟁점에 막혀 여야 협상은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연말까지도 예산안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예산 합의가 해를 넘기면 내년 예산을 올해에 준해 지출하는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신규 사업이 중단되고 공무원 보수 지급 등에 들어가는 최소 경비로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 이래선 눈앞에 닥쳐온 경제 위기로부터 민생을 보듬을 수 없다. 여야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예산안 처리를 미뤄선 안 된다. 민주당은 합의대로 예산안을 처리한 뒤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게 옳다. 국민의힘도 “용산(대통령실) 눈치만 보며 시간 끌기에 급급하다”는 야당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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