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가 어제 당·정협의를 갖고 윤석열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목표로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운용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에 더해 금융·서비스 부문까지 합쳐 5대 개혁에 매진키로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현 상황과 여건이 어렵지만 2027년도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자는 비전을 공유했고, 우리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5대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했다. 윤정부가 매진할 국정과제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4만달러 시대 진입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최근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로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1994년 1만357달러로 1만달러를 돌파했다. 2006년 2만1664달러로 2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17년 3만1734달러로 3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8년(3만3564달러), 2019년(3만2204달러), 2020년(3만1881달러), 2021년(3만4957달러)등 3만달러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려면 무엇보다 경제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 사실 한국경제는 진작부터 일본처럼 재정확대나 금리인하로는 경기가 꿈쩍도 안 할 만큼 노쇠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고, 다른 국가들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 충격은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4대 개혁의 구체적 플랜을 내놓았으나 흐지부지됐고, 문재인정부는 정권 중반을 넘어서야 5대 개혁을 꺼냈지만 시늉에 그쳤다. 개혁은 지난한 과제다.
역대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해나가려면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집권 초 직접 실행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은 하루빨리 단계별·연도별 구체적 실행계획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이해 집단의 설득작업에 나서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거대 야당과도 만나 이해를 구하고 관련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도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반드시 해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가 말잔치로 끝나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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