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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결빙에 접촉·전도사고 속출… 고속도로선 11중 추돌

입력 : 2022-12-21 18:36:55 수정 : 2022-12-21 22: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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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폭설 피해

빙판길 교통사고 26건 달해
논산서 택시 추락… 기사 숨져
탱크로리 전도 가스 일부 누출

“평소 차로 1분 구간 30분 걸려”
지하철도 혼잡 “얼굴 닿을 정도”
22일 충남·전라지역 폭설 예보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전국 곳곳에 내린 눈 때문에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11중 연쇄추돌 사고가 나는 등 출근길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도로교통은 통제됐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눈길 미끄럼 등에 의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26건에 달했다. 대전 유성구 원신흥동에서는 이날 오전 도안지하차도를 달리던 1t 트럭이 미끄러지면서 지하차도 벽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운전자 40대 A씨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는 하상도로 위를 주행하던 택시가 눈길에 미끄러져 3 아래 하천으로 추락해 60대 기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 놓고 출근 서울에 3㎝ 이상의 눈이 내린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들에 눈이 소복이 내려앉아 있다. 이날 전국에 내린 눈으로 곳곳에서 연쇄추돌 등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최상수 기자

전국 곳곳에서는 연쇄추돌 사고가 잇따랐다. 영하의 기온 속에 눈과 비가 도로에 얼어붙어 차량이 미끄러지면서다.

 

경남 김해 남해고속도로에서는 출근길 11중 추돌 사고가 났다. 진례JC에서 부산신항 방향으로 달리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앞차를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차량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전 서구 만년동 문예지하차도 옆 도로에서 멈춰 선 승용차를 뒤따르던 차가 들이받는 등 7중 추돌 사고가 났다. 서구 월평동 도로에서도 승용차 4대가 연달아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차도가 빙판으로 변하면서 차들이 미끄러졌고, 차량 10여대의 접촉 사고가 났다. 이 때문에 출근길 시내 방향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1일 낮은 기온에 비까지 내리면서 울산 지역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잇달았다. 이날 울산 울주군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난 모습. 연합뉴스

경기 여주시 가남읍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남여주IC 인근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 12t을 싣고 있던 탱크로리 차량 1대가 눈길에 전도돼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LPG 일부가 공기 중으로 누출돼 소방당국은 중앙119구조본부에 화학구조대를 요청하는 한편, 밸브 차단 등 현장 조치를 이어가 큰 피해는 없었다. 경북 경주시 내남면 서울 방향 경부고속도로에서도 탱크로리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에 실린 아르곤가스가 일부 누출돼 소방당국이 수습했다. 넘어진 탱크로리가 3개 차로를 막으면서 교통정체를 빚었다.

 

출근길 제설작업으로 전국 곳곳의 도로가 통제되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자가용으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이 교통정체가 심화할 것을 예상해 대중교통으로 대거 몰려 일부 구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21일 8시 49분께 경기 여주시 가남읍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남여주 IC 인근에서 LPG 12t을 싣고 있던 탱크로리 차량 1대가 눈길에 전도되는 사고가 나 LPG 일부가 공기 중으로 누출됐다. 사진은 사고 차량이 전도돼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포골드라인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6시51분 양촌역 차량기지에 있던 10량짜리 5편성이 야외 선로에 쌓인 눈 때문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노선 운행 전동차가 기존 21편성에서 16편성으로 줄었고, 배차 간격은 4분가량으로 늘어났다. 특히 풍무역은 승강장이 승객으로 가득 차 연결된 이동통로까지 대기 줄이 이어지는 등 불편이 극심했다. 김포공항역에서는 오전 8시10분쯤 승객이 몰린 전동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 용인으로 출근하는 홍모(35)씨는 “평소 차로 출퇴근하다 오늘 지하철을 탔는데 8호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얼굴끼리 닿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평소처럼 자가용을 이용한 시민들도 극심한 도로정체로 고통을 호소했다.

서울을 비롯해 중부지방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1일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 버스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전철역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기 김포에서 서울 용산구로 자가용을 이용해 출근한 직장인 박모(32)씨는 “눈 때문에 평소보다 1시간 먼저 집에서 출발했지만, 워낙 도로정체가 심해 가까스로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며 “도로도 미끄러운데, 끼어들기 차량들 때문에 정체가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기상악화로 하늘길과 뱃길은 일부 통제됐다. 제주, 김포 등 항공기 14편이 이날 결항됐고 여객선은 6개 항로 7척 운항이 중단됐다. 경남과 경북 등 지방도로 28개소는 도로 결빙으로 통제됐고 3개 국립공원 32개 탐방로 통행이 중단됐다. 대구 북구 칠곡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줘야 하는데 도로가 얼어붙어 평소 1분이면 빠져나가는 길에서 30분 이상 더 걸렸다”고 전했다.

 

22일 광주, 대전, 세종, 충남, 전라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도로 결빙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 상황 모니터링 및 제설작업 등 현장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이희진 기자·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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