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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장 지각처리에 깜깜이 협상 등 구태 반복한 예산안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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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25 23:13:00 수정 : 2022-12-25 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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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세법 밀실에서 주고받아
실세 지역구 챙기기도 여전해
일몰법안은 상생 해법 찾아야
지난 24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 통과 뒤 산회가 선포되자 여야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처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새해 예산안 심사에서는 밀실협상, 실세 의원 지역구 챙기기 등 구태가 반복됐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올해는 예산안 심사와 합의 과정이 더욱더 비공개로, 더 은밀하게 진행됐다”고 개탄했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예결특위는 법정 활동 기한인 11월30일까지 감액 심사도 마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고, 예산안은 ‘소(小)소위’ 로 넘어갔다. 소소위는 속기록도 남지 않고 비공개로 회의가 이뤄져 ‘깜깜이 심사’, ‘밀실심사’라는 비판을 받는다. 여야는 소소위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예산안은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넘긴 데 이어 정기국회 기한(12월9일) 내에도 처리되지 못했다. 결국 양당 원내대표들의 지난한 협상이 이어지다 지난 22일에야 합의가 이뤄졌다.

그제 본회의에서 처리된 19건의 세법 관련 예산 부수 법안 역시 제대로 된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법인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쟁점 법안은 여야의 견해차로 상임위 심사를 건너뛰었다. 줄다리기를 거듭하다 결국 22일 새해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을 한꺼번에 합의했다. 법안도 밀실협의에서 ‘깜깜이’ 심사가 반복된 것이다. 오죽하면 법인세법 수정안을 놓고 “도깨비처럼 등장했다”(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최악의 예산안 처리 지연 사태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는 여전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인 권성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권 원내 정책 수석부대표, 박정 예결위 간사 등의 지역구 예산은 적지 않은 금액이 반영되거나 증액됐다. 이러한 폐습을 끊고 예산 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 논의를 공개하고 기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국회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예결위 상설화 등 고질적인 졸속심사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28일 본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국회에는 일몰 조항 때문에 연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근로기준법 등 쟁점 법안들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안전운임제, 국민의힘은 근로기준법의 추가연장근로제 연장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이번에는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해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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