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년간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방역 빗장을 풀기로 하면서, 전 세계에 코로나19 재확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다음달 8일부터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시행해 온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를 폐지하고 해외여행 규제도 해제한다. 중국에 입국하려는 사람은 해외에서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만 제출하면 되고, 입국 후 PCR 검사도 폐지된다. 해외여행 자유화로 다음 달 21∼27일 중국 설 명절인 춘제 연휴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외국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중국인들의 춘제 연휴 기간 해외 호텔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발 입국 규제를 하지 않아 낭패를 봤던 한국으로서는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더욱이 중국에서는 최근 방역 규제를 완화한 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대폭 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회의 문건을 인용, “이달 1~20일 중국 전체 인구의 17.56%가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2억명이 넘는 규모다. 이에 미국, 영국,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발 여행객에게 코로나 검사 음성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로 전 세계가 홍역을 치른 만큼 중국발 코로나 재확산에 경계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방역 당국에 따르면, 11월 중국 국내 유입 확진자는 19명으로 전체 해외 유입 확진자의 1% 수준이었으나 이달에는 253명(14.2%)으로 급증했다. 특히 현재 중국에서 유행 중인 새 변이 오미크론 BA.5는 심각한 뇌손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오늘 중국 대상 추가 방역 조치를 발표하는 방역 당국은 중국발 입국자 전원 검사 등 철저한 방역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현재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고,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PCR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방역 강화에 머뭇거리다 코로나 사태 초기처럼 실기해선 안 된다.
국내 코로나 상황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7만~8만명에 육박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개량백신 접종률은 30%가 안 된다. 현재 남은 방역 조치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정도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신중히 추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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