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대피·구조 위한 시공 개선
5명이 목숨을 잃은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는 방음터널 공사는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0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열린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사고 관련 대책회의에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에 대해서는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고 있다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법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화재가 발생한 방음터널은 철제 뼈대 위에 아크릴 소재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의 반투명 방음판을 덮었다. PMMA는 불이 쉽게 붙지만 강화유리보다 저렴해 널리 쓰여왔다.
국토부는 기존 PMMA 소재 방음터널은 전면 교체하거나 내화성 도료나 방화 보드로 보강할 계획이다. 터널 상부가 열리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세계일보 취재 결과 이 방음터널을 건설한 업체 회장은 2017년 국토교통부 공무원에 부정 청탁해 방음터널 수주를 따낸 혐의 등으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현장감식을 했다. 감식 결과 화재는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화물칸 우측 전면 하단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트럭 운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이번 사고 사상자는 경상자 4명이 추가돼 전날 42명에서 4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감사원은 이날 “현재 처리 중인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 실태’ 감사에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안전기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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