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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장제원 설전…“‘제2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 VS “‘제2 유승민’ 되지 말길”

입력 : 2023-01-16 05:00:00 수정 : 2023-01-17 22: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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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페이스북서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은 정식 공직도, 상근직도 아냐. 역대 어느 부위원장보다 열심히 실질적으로 일했는데 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겠다 싶다” 작심 발언
장제원 "대의명분 앞에 개인 욕망이 설 자리 없다. 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대표가 돼야겠다'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반박
뉴스1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사진 맨 앞 왼쪽)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장제원 의원(〃 〃 〃 오른쪽) 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장 의원을 겨냥해 '제2의 진박(眞朴) 감별사'라고 비판하자, 장 의원은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라"고 역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자신을 '반윤'(反尹·반윤석열)이라 비판하는 장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해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2016년의 악몽'은 2014년 '친박'(親朴) 당권 경쟁이 2016년 총선 때 진박 논란으로 번져 '총선 참패'로 이어진 상황을 말한다. 이 같은 참패가 친윤계 마이너스 정치에 내년 총선에서 재연될 수 있음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며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다시 빼앗겨서야 되겠나.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성공적 국정을 위해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시 받은 비판에 대한 의견도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했다"며 "당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모 국회의원의 '겸직'으로 예정돼 있으나, 대신 해달라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 국회에서부터 저출산·고령화 이슈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실질적인 의정 업무를 한 바 있다. 경험과 의지를 살려 성과를 내고 싶었다"며 "역대 어느 부위원장보다 열심히, 실질적으로 일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그게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겠다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은 정식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라며 "누구든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다. 그래서 당협위원장,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 급기야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며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친윤계의 '거래', '자기 정치' 등 비판에 대해선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진정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제2 진박 감별사'로 지목된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제2 진박 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역공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주장에 한 가지는 동의한다. 공천 파동을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맞다. 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같은 걱정을 한다. 우리 당이 총선에 실패할 때마다 공천 파동으로 참패했다. 저 자신이 공천 파동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우리 당의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함께 힘을 합쳐 막아야 한다"며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다시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마키아벨리의 '개인의 욕망이 전체의 이익에 해가 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는 어구를 인용하며 나 전 의원을 향해 "대의명분 앞에 개인의 욕망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지든 말든, 윤석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대표가 돼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지금 우리 당의 유일한 지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오로지 윤 대통령께서 일할 수 있게 도울 때"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앞서 나 전 의원이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서면 사직서를 제출한 데 대해 "대통령을 위하는 척 하며 반윤(反尹)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에 분탕질을 하는 사람은 이준석, 유승민으로 족하다"고 비판했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아무리 당신, 당신 하면서 대통령과 대통령 참모를 갈라치기 해도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기만을 고민으로 포장하고 곡해라고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지방에서 잠행을 이어가던 나 전 의원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동작구 소재 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조금 더 당원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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