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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자료 엉터리"…원전 전문가도 말리는 오염수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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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6 12:00:00 수정 : 2023-01-30 17: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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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이 보내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자료는 불완전하고, 부적합하며, 일관성도 없습니다(incomplete, inadequate, inconsistant).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방류란, 계획적이고 통제된 방법으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경우 ‘방류’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부적절해보입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갈월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달노키 베레스 페렝 미국 미들버리 국제대학원 교수는 “탱크(오염수 수조)에 뭐가 들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시종 강한 어조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판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갈월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달노키 베레스 페렝 미국 미들버리 국제대학원 교수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오염수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130만t의 오염수가 담긴 수조 1066개를 보관 중인 일본은 올봄부터 태평양에 흘려보내겠다는 계획이다. 64개 방사성 핵종 중 탄소-14와 삼중수소를 제외한 62개를 ALPS라고 하는 처리시스템을 통해 불검출 수준으로 낮춰 1㎞ 해저터널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페렝 교수는 “우리가 아는 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고,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라며 “그 중 일부라도 방류된다면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절벽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는 격”이라고 했다.

 

얼핏 들으면 반핵운동가의 주장처럼 들리지만 그는 핵무기, 고농축 우라늄 등을 연구해온 핵 전문가다. 카이스트에서 초빙교수로 소형원자로(SMR)와 부유식 해상원전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후쿠시마 원전을 비판하고 나선 건 도쿄전력에서 받은 자료가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호주, 쿡아일랜드 등 18개국이 모인 ‘태평양제도포럼’(PIF)의 요청으로 일본 오염수에 관한 내용을 해석하기 위해 구성된 5명의 독립적인 과학자 중 한 명이다. PIF 회원국 중에는 어업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많아 오염수가 미칠 영향에 우려가 높다.

 

과학자들이 도쿄전력에서 받은 자료는 4.3년 동안 5개의 탱크에서 7개 핵종 샘플을 측정한 자료만 포함됐다. 당초 64개 핵종을 측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자료만 공유한 것이다. 탱크 바닥에 있는 고준위 슬러지(찌꺼기)에 관한 정보도, 전체 탱크에서 얼마나 샘플링을 했는지와 같은 내용도 없었다. “심지어 탱크 번호(ID)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누락하기도 했다”며 실소를 터뜨렸다.

 

도쿄전력이 보낸 한 줌밖에 안 되는 정보는 그 마저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았다. 가령 ALPS 처리수에 있는 스트론튬90과 세슘137의 비율은 최대 1만6000배까지 차이가 났는데, 이 두 핵종은 반감기가 동일해 비율이 두 자릿수 이상 차이가 날 수가 없다. 또, 세슘134과 세슘137은 반감기 차이가 커 둘의 비율은 초기 1.2에서 0.2정도로 줄어야 하는데 갑자기 1.3으로 늘기도 했다. 

 

페렝 교수는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버리는 행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고,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이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진탱크에서 장기 보관하거나 콘크리트화하는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렝 교수와 로버트 리치몬드 하와이 케왈로드연구소 소장(온라인 참석)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후쿠시마 방류수는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와 IAEA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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