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대 침팬지, 인간 사춘기 청소년보다 인내심 강해”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3-01-31 14:25:24 수정 : 2023-06-16 21:21: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연구팀, 야생 침팬지의 충동성·위험 감수 경향·인내심 등 측정
“10대 침팬지, 충동·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은 어른과 비슷한 정도. 만족 지연시키는 능력 보여 10대 때 이미 성숙 확인”
어린 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10대 침팬지는 인간 사춘기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만, 인내심은 사춘기 소년보다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로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의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이 10대 때 이미 성숙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30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은 야생 침팬지들의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앙아프리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로사티 교수는 “청소년들은 사춘기에 몸과 뇌가 빠르게 변하고, 어른보다 충동적이고 위험을 추구하는 반면 감정 조절 능력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침팬지도 성장하면서 인간과 비슷한 도전에 직면한다”라고 말했다. 

 

어린 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침팬지는 수명이 50살 정도이며, 8~15살 때가 사춘기로 알려져 있다. 침팬지는 이 기간에 인간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호르몬 변화, 새로운 사회적 유대 형성, 공격성 증가, 사회적 지위를 위한 경쟁 등을 경험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0대 침팬지와 어른 침팬지들을 대상으로 음식 보상을 이용해 두 가지 테스트를 했다. 

 

먼저 위험 감수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상자 하나에 땅콩을 넣고 다른 상자에는 오이 또는 바나나를 넣은 뒤 하나를 고르게 했다. 침팬지는 땅콩보다 바나나를 훨씬 좋아하며 오이는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사춘기 침팬지들은 어른 침팬지보다 땅콩이 든 상자보다 바나나나 오이 중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상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 침팬지의 위험 감수 경향이 어른 침팬지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다.

 

어미 침팬지 품에 안겨있는 어린 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인내심을 알아보기 위해 침팬지들에게 당장 바나나 한 조각을 먹을 수 있는 것과 1분을 기다리면 바나나 3조각을 먹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어른 침팬지와 사춘기 침팬지는 모두 바나나 3조각을 받기 위해 비슷한 비율로 1분간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춘기 침팬지들은 기다리는 동안 어른 침팬지보다 불안·분노 행동을 훨씬 많이 보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경우 비슷한 실험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큰 보상을 위해 기다리기보다 당장 작은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며 “이 실험 결과는 10대 침팬지의 인내심이 10대 청소년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로사티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침팬지의 인내심이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가 많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만족을 지연시키는 침팬지의 능력이 인간과 달리 10대에 이미 성숙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회(APA) 학술지 ‘실험심리학 저널 : 일반’(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 Gener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