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 통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 닦으셨다”
“TK 신공항 의견이 통일되면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짓겠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산업화 주역이고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같은 날 대구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경쟁 중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같은 날 나란히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박정희 정신’을 내세운 또 다른 당권 경쟁자 윤상현 의원의 지난달 5일 당 대표 출정식까지 가져오면 TK(대구·경북)에서의 이른바 ‘박정희 마케팅’은 국민의힘이 빠뜨릴 수 없는 카드라는 공통된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을 듯하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TK 당심 공략에 나서면서 대구와의 인연부터 언급했다. 그는 “사법연수를 마치고 바로 발령받은 곳이 대구지법”이라며 “대구는 저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법과 부산지법 울산지원에서 판사 등을 거친 김 의원은 200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부대변인이 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의원은 현장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밀어붙이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을 두고 “꼭 만들어야 한다”고 힘을 보탠 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최우선 과제로 TK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이 상당 부분 훼손됐다”며 “민주당 정권이 박정희 정권을 늘 홀대했다”는 주장과 함께 “TK신공항 의견이 통일되면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짓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14일 경북 구미의 구미복합스포츠센터에서 ‘이기는 김기현 경북 출정식’을 열기 전에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참배한 바 있다.
김 의원이 ‘산업화의 주인공’으로 박 전 대통령을 내세운 이날, 안 의원은 대구 중구에 있는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를 찾아 대표단과의 간담회로 김 의원보다 더욱 공개적인 ‘박정희 마케팅’을 펼쳤다.
안 의원은 서울대 재학 시절 자신이 박 전 대통령 이름의 ‘정’과 육영수 여사의 ‘영’자를 따서 이름을 만든 기숙사(정영사) 출신이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박정희 정신에 대해 학생 때부터 제대로 배웠다”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직을 하면서 내세운 게 제2의 과학기술 강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산업화 주역이고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면서 “어떤 외국인이 ‘우리나라는 100불때 태어난 분과 3만불 때 태어난 사람이 동시대에 함께 사는 이 세상에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그 말이 사실 굉장히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그 일은 아무도 못할 것”이라며 “그걸 해낸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도 “대한민국은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산업화를 통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닦으셨기에 가능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기술 입국은 반만년 이어진 민족의 가난을 해결하는 열쇠가 됐다”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법률가 대통령’에 자신을 ‘과학기술자 당 대표’로 말한 뒤에는 “민주당은 도저히 흉내 낼 수도 없고, 우리의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최근 자신과 윤 대통령의 관계를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진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에 빗댄 일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 의원은 지난달 5일 아예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당 대표 후보 출정식을 열고 “박정희 정신으로 수도권으로 진격하자”며, “영남에 국한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가난에서 풍요를 일궈냈다”며 “새로운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부각했다. 윤 의원은 출정식에 앞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국민의힘 혁신을 꼭 만들어내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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