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에서도 입주 1년이 안 된 신축 아파트의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아파트는 그동안 지방에서 나왔으나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다.
11일 연합뉴스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DMC 자이 더리버'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22일 8억3000만원(5층)에 중개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2020년 4월 분양 당시 분양가는 8억8590만원(최고가 기준)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분양 후 2년8개월 만에 5000만원 가량 내려간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현재 같은 면적대의 최저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낮은 8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통상적으로 분양가 외에 발코니 확장 등 옵션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그동안 부담했을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추가적인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시세가 입주 후 분양가 밑으로 떨어져 손해를 보고 파는 것을 말한다.
같은 시기에 인근에 분양한 'DMC 리버포레 자이'도 아직 거래가 이뤄진 사례는 없지만 최저 호가 매물이 8억3000만원에 나와 있어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상황이다.
고양시 덕양구 'DMC 디에트르 한강' 전용면적 84㎡의 경우에도 2019년 7월 당시 분양가 6억5610만원(최고가 기준)보다 600만원 낮은 6억5000만원(8층)에 최근 중개거래됐다.
지난해 2월 입주한 경기 광주시 초월읍 '쌍용 더플래티넘 광주' 전용면적 74㎡도 2020년 7월 분양가 4억3500만원보다 3000만원 가량 낮은 3억9300만원(15층)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고, 경기 양평군 양평읍 '센트럴파크 써밋' 전용면적 73㎡은 분양가 3억2280만원보다 낮은 2억9000만원(8층)에 지난 1일 거래됐다.
서울에서도 분양가에 거의 근접한 수준의 신축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며 '마이너스'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9억450만원(33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당시 분양가는 8억7800만원(최고가 기준)이었다.
이처럼 수도권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2월 첫째 주 0.49% 하락해 전주(-0.38%)보다 낙폭이 다시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0.31% 떨어져 전주(-0.25%)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에서는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도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지난 2021년 집값이 치솟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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