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의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자는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당시 성남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로, 민주당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손발 노릇을 하며 차병원과 성남FC 불법 후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검찰 또한 앞으로 이 업자와 이 대표 측과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세계일보가 확보한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4년 6월경 성남FC의 부도 위기를 보고받은 뒤, 차병원의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신 성남FC 운영자금을 요구하기로 정 전 실장과 함께 결정했다.
정 전 실장은 황모씨를 통해 차병원 측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 전 실장과 황씨 사이의 깊은 친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시를 받은 황씨는 2014년 11월 차병원 측에 연락해 “(차병원이 계획했던) 분당보건소 부지 매입 및 용적률 상향 등을 성사시켜 주겠다. 이를 위해 성남FC에 30억원을 후원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차병원의 후원 의사를 확인한 뒤인 2015년 2월 황씨는 성남시 관계자들과 해당 부지를 차병원만 낙찰받을 수 있도록, 입찰 자격을 제한하거나 차병원에 유리한 평가항목을 선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황씨 등을 통해 후원금을 받아오기로 계획하고, 비영리단체인 ‘희망살림’을 경유 단체로 활용해 차병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오기로 결정했다. 황씨는 이 계획을 차병원에 제안하고, 차병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성남시와 차병원은 2015년 5월 보건소 부지 등과 관련된 협약을 체결했다. 2개월 뒤 차병원은 성남FC에 33억원을 후원했다.
이 대표 측과 차병원을 오가며 사실상 ‘전령’ 노릇을 한 황씨는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은 정자동 사업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베지츠종합개발’(베지츠)의 실질적 운영자가 황씨라고 보고 있다.
황씨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컨설팅업체인 ‘피엠지플랜’은 2014년 4월 성남시의 연구용역을 받고 해당 부지에 ‘호텔 유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후 2015년 1월 성남시는 황씨의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는 베지츠와 개발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계약 이후 베지츠가 성남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제공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같은 해 9월에는 정자동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됐고, 2016년 12월엔 사업계획 변경으로 가족호텔 객실이 400여실에서 172실로 줄고 관광호텔 객실은 432실 추가됐다. 건축 연면적도 4만1000여㎡에서 8만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로부터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을 넘겨받고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통해 황씨와 정 전 실장의 친분을 확인한 검찰은 호텔 개발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이 대표와의 관련성은 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낸 18쪽 분량의 자료를 통해 “영장에 기재된 모든 혐의사실에서 저에게 흘러간 돈의 흐름은 전혀 언급돼있지 않다”며 “실제로 제게 돈이 흘러간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후원금 의혹에 대해서도 “(성남FC에) 지급된 돈은 무상으로 받은 후원금이 아닌, 계약에 따라 대가로 받은 광고비”라며 “광고비는 구단 운영비로 전액 투명하게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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