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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이탈표 나올라 … 이재명, 연일 ‘밥상머리 호소’

입력 : 2023-02-19 18:30:00 수정 : 2023-02-19 20: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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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 자신하면서도 내부단속 공들이기
처럼회 이어 더민초 만찬 참석
테이블마다 돌면서 인사·덕담
당 안팎 ‘개딸 집회’로 힘 실어줘
대선과정 친낙계와 갈등 ‘변수’
“상한 감정 회복될 성격 아니다”

與 ‘불체포특권 내려놓기’ 압박
권성동 “영장심사서 증명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임박한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연쇄 오·만찬 회동을 갖고 ‘밥상머리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자신하면서도 혹시 모를 ‘이탈표’가 생길 것을 우려해 내부 단속에 철저를 기하는 분위기다.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李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강조하던 이 대표가 정작 위기에 처하자 불체포특권에 기대며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있다고 대야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7일 당내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인사했다”며 “내년 총선 준비 열심히 잘하라는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약 1시간 동안 머물며 참석자들과 식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과 오·만찬 회동이 부쩍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명계 의원은 “현재 이 대표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무슨 말을 하는지는 가서 들어봐야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엔 당내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와 오찬 회동을 했는데,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된 자리라는 것이 참석자 전언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검찰 수사에 맞서 당내 ‘단일대오’를 구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예정인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김의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불체포특권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다. 또 “불체포특권은 형사권을 악용한 정치 공작을 막기 위해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것으로, 당사자가 포기하고 말고를 결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불체포특권은 윤석열 검찰 같은 극악무도한 검찰에 맞서라고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이재명 개인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몇 차례 규탄대회 등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의 의지와 단합된 힘은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흐름이 주류이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 특히 친이낙연계 의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점은 앞으로 표결 과정에서 변수로 꼽힌다. 당내에선 “그렇게 상한 감정은 회복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설상가상 일부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는 등 ‘당내 공성전’이 펼쳐지면서 미묘한 신경전도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이 지난 18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정권 규탄집회에 대거 참석하는 등 이 대표에게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런 강경 기류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적잖아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관련 입장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협조하라고 민주당을 옥죄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1야당 대표는 죄를 지어도 감옥 가지 말아야 한다면 160석 의석 가지고 국회에서 ‘제1야당 대표 사법처리 금지법’을 통과시키라”라면서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수적 우위로 불체포특권을 악용해 영장심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의 의석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상한 과일을 빨리 도려내야 나머지 과일을 보존할 수 있다”고도 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아 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권성동 의원은 “파렴치한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 우기는 민주당의 모습은 말 그대로 ‘지록위마’”라면서 “정말 자신의 결백을 믿는다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 결백은 외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과 김웅 의원은 각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체포특권포기약속지켜야’, ‘성남국제마피아니까’ 등 해시태그를 달고 이 대표를 겨냥한 여론전에 가세했다.


배민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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