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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이 불러온 ‘기후변화’라는 나비효과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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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4 10:00:00 수정 : 2023-11-15 2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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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은 밸런타인데이죠. 밸런타인데이는 원래 고대 로마 시대에 사랑하는 이에게 꽃과 사탕을 선물하는 축제였다고 해요. 지금은 좋아하는 친구와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달콤한 초콜릿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오늘은 초콜릿이 숨기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알아보았습니다. 

 

◆열대 우림을 파괴하는 카카오 숲

아프리카 카카오 농장. 출처=비즈니스 인사이더 아프리카(africa.businessinsider.com)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로 만들어집니다. 카카오나무는 주로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카카오 수요가 늘어나면서 열대 우림을 베어내고 불태운 뒤 그곳에 농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코코아 원료의 약 40%는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서, 20%는 가나에서 각각 생산된다고 합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지난 50년간 카카오나무를 심기 위한 벌목으로 열대 우림의 80% 이상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오는 2030년에는 열대 우림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는데요. 

 

지구의 탄소를 흡수하는 숲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생명까지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초콜릿 하나 제조에 욕조 3개 채울 물이 사용된다?

 

전세계의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수자원 이용을 목표로 활동하는 ‘물발자국 네트워크’에 따르면 초콜릿은 많은 물을 사용하는 가공식품 중 하나입니다.

 

초콜릿 1t당 평균 1719만6000ℓL의 물이 쓰이는데요. 50g짜리 초콜릿 하나를 사먹을 때마다 가정용 욕조 3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의 물이 소요됩니다. 

 

초콜릿이 아니었다면 다른 용도에 이용되거나 오염되지 않아도 되는 물입니다.

 

◆아프리카 어린이의 불법 노동 착취

카카오 생산에 불법 동원된 아동들. 출처=유니세프(Unicef)

 

유니세프와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카카오 농장에서 횡행하는 불법 아동 노동 착취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에 따르면 약 210만명의 어린이들이 코코아와 관련된 일을 하며, 이들 중 96%는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은 기간 많은 아이들이 카카오 농장으로 가서 그 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린 뒤 자루에 담고, 수십㎏에 달하는 자루를 머리에 이고 산길을 이동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동들이 불법으로 카카오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전세계를 무대로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먹을 수 없는 초콜릿?

 

기후변화 결과 앞으로 먹을 수 없는 식품으로 커피와 초콜릿이 꼽힐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최근 보았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재배지 절반이 사라지고, 지구 기온이 2도 정도 올라가면 현 코코아 재배지는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된답니다.

 

우리가 무심코 먹은 초콜릿 하나의 나비효과 여파인데요. 온실가스 방출과 기후변화로 이어져 초콜릿은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될 수도 있는 셈입니다. 나아가 이런 음식의 종류는 더 많아질 수 있으며, 그만큼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징조입니다.

 

◆인공 배양 초콜릿의 등장

 

스위스 연구진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를 인공 배양했다고 2021년 발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초콜릿의 환경 파괴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인공 배양된 코코아로 초콜릿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실험실 초콜릿’이라 불리는데 모양이나 식감이 기존 제품과 똑같고, 향은 오히려 더 강하다고 합니다. 

 

실험실 초콜릿이 널리 상용화된다면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을 더 이상 베지 않아도 되고, 불법으로 아동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도 없어지게 될까요? 

 

◆환경을 생각한 ‘지속가능한 초콜릿’

지속가능한 초콜릿 비욘드굿. 출처=비욘드굿(Beyond Good)

 

좋은 초콜릿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카오 재배하는 이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재배 방식으로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초콜릿입니다. 

 

다만 구입할 때 이 같은 ‘지속가능한 초콜릿’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제 초콜릿 하나를 고르더라도 아프리카 열대 우림과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한다면 지구환경과 생태계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한화솔루션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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