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울린 車에 시비 건 오토바이…운전자는 되레 얻어맞고 합의금 챙겨

우슈 유단자인 제보자 “오토바이 운전자, 경적 울렸다고 쫓아와 욕설… 다툼 발생”
오토바이 운전자 출혈에 한문철 변호사 “정당방위 아냐” VS 누리꾼들 “피해 입어도 참아야?”

교차로에서 급하게 끼어들어 좌회전하는 오토바이.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적을 울린 상대 차량 운전자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을 시도했는데, 시비 과정에서 상대 차주에게 더 많이 맞고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상대 차주는 중국 무술 ‘우슈’ 선수 출신이었는데, 먼저 시비를 걸어 맞대응했음에도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줬다.

이에 대해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상대 차주의 반격이 정당방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지만, 누리꾼들은 “피해를 입었는데도 참아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상대가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 1월9일 오후 3시께 경남 진주시의 한 도로에서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왕복 4차로 도로에서 1차로로 주행하던 차량 운전자 A씨는 갑자기 자신 앞으로 끼어들어 좌회전을 하는 오토바이에게 경적을 울렸는데, 이후 오토바이 운전자 B씨가 A씨의 차량을 쫓아와 “왜 쳐다보냐”라고 반말을 하며 시비를 걸었다.

B씨는 A씨 차를 앞질러서 갓길로 유도했고, A씨도 B씨를 따라 차를 세웠다.

A씨는 “왜 반말하냐”라고 물었는데, B씨는 “XXX아”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두 사람은 “뭐 하는 거냐”, “쳤나”, “XXX아”, “또 쳐라. 이리 와라. 쳐 봐라”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다툼을 벌이다 결국 폭행으로 번졌다.

A씨는 “욕설과 서로 간의 다툼이 있었고 상대방이 저를 먼저 쳤다. 몇 차례 폭행을 참았지만 제 안경이 날아감과 동시에 맞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간의 폭행 과정에서 상대방의 안면 쪽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걸 보고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상대가 헬멧을 들고 다가오는 걸 감지하고 대응하다 안면 쪽을 한 번 더 가격했다”라며 “상대가 ‘안면 골절로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라면서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보복운전 적용이 안된다고 해서 그 기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라며 한 변호사의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상대방이 욕설과 폭행을 하고 목을 조르고 있어도 참았지만, 섣부른 저의 대응은 잘못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B씨는 합의금으로 병원비, 오토바이 대여비, 소득 등 2000만원 이상을 요구하다 최종 600만원으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바이 운전자와 경적을 울린 상대 차량 운전자 간 다툼이 발생했다.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A씨의 반격이) 정당방위는 아니다. 상대가 공격할 때 계속 막기만 해야 하는데 (A씨도) 공격을 가했고, 과잉 방어보다 지나쳤다”라며 “참으려면 끝까지 참아야 한다. 막기만 해야 한다. (이번 상황에서는) 과잉이냐 쌍방이냐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게 왜 정당방위가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며 B씨를 성토하고 A씨를 위로했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차 앞으로 양아치처럼 운전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상대가 주먹질하는데 어찌 막기만 할까’,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피해를 입었는데도 참아야 하는 게 법이라니 답답하다’, ‘상식적으로 제보자가 너무 억울할 것 같다’, ‘연타를 안 날린 제보자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