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두 오디션 프로그램이 막을 내렸다. ‘미스터트롯2’ 진(眞)의 영광은 가수 안성훈에게 돌아갔다. 그의 우승이 값진 것은 그가 ‘미스터트롯1’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두 번째 도전으로 얻은 결과여서다. 한 번 꺾인 무릎을 그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앞으로 나가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 없이는 그냥 주저앉고 싶어진다.
그는 탈락 후 매일 절망의 시간을 보냈는데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어서 정신이 번쩍 났다고 했다. 마침내 1등에 오른 그는 소감 중 객석에서 울고 있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고백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사랑과 존경을 바칠 수 있는 좋은 부모님이 계셨기에, 어머니와 함께 운영하는 주먹밥집에 찾아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터를 빼곡히 벽에 붙여놓은 팬들이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버리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불타는 트롯맨’에서 3위를 한 가수 민수현은 무려 9년 동안의 무명 시절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그를 알게 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버지가 9년 동안 그의 매니저를 도맡았다. 아버지의 인생까지 담보로 잡은 자식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죽하면 꿈을 펼치라고 응원한 어머니께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을까? 어머니는 이제 비로소 장밋빛 미래를 들고 온 아들에게 “네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 사놨어. 바나나우유 줄까?” 계속 물었다. 그동안 무명의 시절을 견뎌내느라 지친 아들에게 달고 시원한 바나나우유는 어머니의 사랑이고 말 없는 위로였을 것이다. 작고 소박한 바나나우유의 격려가 왠지 가슴 뭉클했다.
꿈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걸 두 청년이 보여줬다. 얼마나 희망적인 메시지인가?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정직하다’라는 표현은 맞을 듯하다.
3월, 봄과 함께 새로운 게 시작된다. 첫 직장에 출근하는 청년도 있고 아직도 이력서를 쓰고 있는 청년도 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활기찬 나날을 보내는 청춘도 있고 재수학원에 등록한 청춘도 있다. 출발선에서 아직 출발하지 못하고 앞서 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만 본다고 초조해하거나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인생이란 긴 레이스 중 조금 먼저 나갔을 뿐이다. 아직 골인 지점은 멀고 멀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미국의 만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는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버려진 종이 위에 석탄 조각으로 동물을 그리며 꿈을 키워 나갔다. 첫 직장에서 그림 솜씨가 형편없다고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허름한 창고를 빌려 배고픔을 견디면서 만화영화를 만들었지만 캐릭터 권리를 빼앗기는 좌절을 겪었다. 그래도 그는 묵묵히 그림을 그렸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첫걸음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그것을 꿈꿀 수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월트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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