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주휴수당 폐지 등 목소리
냉면 한 그릇 가격이 2만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올해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으면 음식값은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소상공인 업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9620원) △업종별 차등 적용 △주휴수당 폐지 등을 요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 전원회의가 18일 예정된 가운데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을 경우 각종 서비스, 음식 가격 등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동관 소상공인연합회 외식업종 대표는 “최저임금이 200원 오르면 한 달로 치면 인당 인건비가 20만원 오르는 꼴”이라며 “청양고추 하나에 20~30원 하던 게 300~400원으로 폭등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맞춰 주기 쉽지 않다. 동결하든지 주휴수당을 폐지해달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솥뚜껑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정동관 대표는 물가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결국 음식값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 가게도 최근 직원을 4명에서 3명으로 줄였고, 주변에도 ‘나홀로 사장’이 몇 년 새 부쩍 늘었다”고 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이 2017년 647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48.7% 수직 상승했고,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은 41% 줄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말 소상공인의 대출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올해 들어 전기료는 30%, 가스비는 37.1%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관련법을 개정해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9620원인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 시급은 1만1544원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209시간 기준으로 201만580원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했고, 이를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250만8000원이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유은파 대표는 “원래 4명이 일하다가 지금은 여력이 없어 혼자 일한다”며 “최저임금을 월로 따지면 200만원인데 혼자 일해도 200만원을 내가 챙겨가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1인 미용실이 늘어나는 현상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건비와 더불어 임대료 등 감당이 어려워 1인 숍이 늘고 있는데 1인 미용실 창업 시 절반 이상은 실패한다”며 “창업 실패는 결국 사회적 비용 낭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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