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빼내 인터넷은행 대출
문자메시지로 온 모바일 청첩장을 눌렀다가 악성코드가 심어져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수천만원의 대출 피해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터넷은행은 대면 확인 없이 가능하다는 허점을 악용한 범죄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 사천에 사는 50대 남성은 지난 4일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다. 모르는 번호였으나, 봄철 결혼식 성수기를 맞아 최근 모바일 청첩장을 여러 건 받았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눌렀다.
이 남성이 청첩장을 클릭해 내용을 살펴보던 몇 초 동안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설치됐다. 남성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휴대전화는 다음날 먹통이 됐다. 휴대전화를 수리하러 갔다가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문제는 청첩장을 본 지 이틀 뒤였다. 그는 지난 6일 평소 거래한 적이 없던 인터넷은행으로부터 자신의 명의로 7000만원 대출이 승인됐다는 전자우편을 받았다. 악성코드 때문에 남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스미싱’ 범행에 당한 것이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7000만원은 여러 계좌로 나뉘어 흘러간 이후였다.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악용된 것이다.
사천경찰서는 이와 관련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 양영두 수사과장은 “모르는 번호로 오는 택배나 모바일 청첩장을 함부로 누르지 말고 삭제하는 게 최선”이라며 “인터넷은행을 통해 비대면 거액 대출이 가능한 점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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