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예비 부모들에게 고의로 기증 이력 속여
550여명의 자녀를 둔 40대 네덜란드 남성에게 ‘정자 기증 금지령’이 내려졌다.
지난달 28일 영국 BBC, 가디언 등은 이 남성의 이야기를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남성의 이름은 조너선 제이콥 마이어(41)로, 4월 28일부로 정자를 기증하면 10만 유로(한화 약 1억50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앞서 2017년 조너선은 정자 기증을 통해 100명 이상의 생물학적 자녀를 만들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네덜란드 관계 기관은 조너선이 더 이상 정자를 기부하지 못하게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신들이 이복형제인지 모르고 결혼해 임신과 출산을 할 가능성을 염두해 정자 기증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정자 기증자는 1인당 12곳의 가정에서 25명 이상의 자녀를 낳으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조너선은 정자 기증을 멈추지 않았다. 해외로 눈을 돌려 온라인을 통해 정자 기증을 이어갔다.
그 결과 그가 정자 기증을 시작한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550∼600명이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100여명은 네덜란드에서 나머지 수백명은 덴마크 등 다양한 국적이라고 한다.
재판은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도너카인드 재단’과 조너선에게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그를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네덜란드 헤이그시 법원은 조너선에게 정자 기증 목적의 단체 가입, 홍보, 연락 등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금지했다. 조너선의 정자를 기증받은 모든 병원에는 그의 정자를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조너선은 예비 부모들에게 정자 기증 이력을 고의로 잘못 알렸고, 이에 그의 정자를 기증받은 이들은 자기 자녀에게 수백명의 이복형제가 있으며, 거대한 친족네트워크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마주해야 했다.
재판부는 조너선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 역시 부정적인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면서 그의 무분별한 정자 기증은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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