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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 모두 빨간불… 위기의 韓경제, 0%대 성장률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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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06 09:00:00 수정 : 2023-05-06 10: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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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연속 수출 감소 행보
무역수지 14개월 연속 적자

내수경기도 침체 국면 완연
세수 감소에 정부 ‘실탄’도 부족

韓 경제 ‘상저하고’ 예상했지만
“성장률 1%대 못 미칠 수도”

한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빨간불이 깜빡거린다. 

 

수출위주의 경제구조에서 무역적자가 1년 넘 계속되고 있다. 수출의 핵심을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는 반등세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고, 기업 실적은 악화한다. 내수도 어렵다. 건설경기는 계속해 침체 국면이고 오르는 물가에 소비자의 지갑은 닫혀진다. 세금이 당초 예상보다 걷히지 않아 정부의 재정확장도 어렵다. 당초 상반기 침체·하반기 반등, 즉 ‘상저하고’ 속 올해 1%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됐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까지 제기된다. 

 

◆수출·내수 모두 빨간불…세수 20조원 덜 걷혔다

 

한국경제의 위기신호는 수출에서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6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14.2%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 행보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월간 무역수지도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반도체 매출이 부진하고 있는 것이 전체 수출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63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0%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 부진은 국내 기업 실적 악화에서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DS) 부분에서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손실로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내수경기도 침체 국면이 완연하다. 국토교통부가 1일 발표한 전국 건축 인허가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인허가 면적은 3718만1000㎡로 작년 같은 기간(4065만6000㎡)보다 8.5% 줄었다. 서울에서 31.7%, 인천은 87.8% 증가했지만 경기에서 33.1% 줄었다. 지방에선 대구(-66.9%), 충북(-55.3%)의 감소폭이 컸다. 미래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전국 인허가 동수는 3만6447동으로 21.7% 감소했다. 현재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착공 면적도 1분기 착공 면적은 1870만㎡로 전년 동기대비 28.7% 감소했다.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번달 95.1로 전달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아직 100선에 미달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시가기 우세하다는 뜻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이 단골로 거론되곤 한다. 문제는 경기하락과 기업실적 부진, 자산시장 하락등으로 인해 세수가 감소, 정부가 쓸 ‘실탄’도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3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정부는 총 87조1000억원 상당의 국세를 걷었다. 전년동기 대비 24조원 줄어든 액수다. 올해 3월까지 정부의 세수 목표치(400조5000억원) 대비 징수 실적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21.7%로 지난해 3월의 28.1%는 물론이고 최근 5년 평균 3월 진도율 26.4%를 밑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은행 등 빌딩이 밀집한 도심 풍경 위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상저하고’ 될까…“1%대 경제성장률도 못미칠 가능성”

 

당초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침체를 예상하면서도 하반기에는 중국경제의 회복과 반도체 경기 상승에 힘입어 반등하는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초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반기 경기 하락 국면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이같은 전망이 계속될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늘어간다. 국내외 기관들은 잇따라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지난달 26일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고 반등의 기미도 확실하지 않다”며 “기존 전망치는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KDI는 당초 1.8%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었다. 1%대 중반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1.4%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가계 부채가 경제 부담요인이다.

 

심지어 ‘0%대 전망’까지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대내외 수요 둔화 압력 우위 속에 한국 경제는 전기 대비 평균 0% 초반 성장세가 이어지며 연간 성장률은 1%에 못 미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 8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월말 기준 평균 1.1%로 집계됐다. HSBC는 1.0%를, 씨티는 0.7%를 전망했다. 노무라는 아예 마이너스 0.4% 역성장을 내다봤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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