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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7명 사망…벼락 피해 예방하는 ‘30-30 규칙’은 무엇?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3-06-11 17:00:00 수정 : 2023-06-11 19: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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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벼락 10만회 관찰…재산피해 65억
산 정상·계곡 피하고 평지에선 몸 낮춰야
정자나 나무 밑 안돼…건물·자동차 등 대피
예보 시 야외활동 자제하고 ‘30-30’ 지켜야

주말 사이 전국 곳곳에 벼락(낙뢰)을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리면서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0일 강원도 양양군 해변에 벼락이 떨어져 서핑을 즐기던 30대 남성 1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쳤다.

 

번개는 구름과 구름, 구름과 땅 사이에서 전기의 방전이 일어나 만들어지는 불꽃을 말한다. 이중 25%는 구름과 땅 사이에서 발생하는 벼락이다. 벼락에 의한 인명·재산피해는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에 벼락이 치거나 예상될 때는 바깥활동을 삼가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사진=AP연합뉴스

◆벼락피해 1위는 산, 2위는 골프장 등

 

기상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국내에서 벼락(대지 방전)이 연평균 10만8719회 관측됐다.

 

같은 기간 벼락에 의해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다. 사상자 절반은 산지에서 피해를 봤고 31%는 골프장 등 평지, 12%와 8%는 실내와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벼락은 대체로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곳에 떨어진다. 산지에 벼락이 많이 떨어지는 이유는 이 때문에다. 평지에서는 벼락을 막아줄 높은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사람에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골프장 벼락 사고가 이런 경우다. 이번 양양 벼락 사고의 경우도 평지인 해변에서 발생했다.

 

실내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벼락이 화재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지난 10년간 벼락에 의한 재산피해는 65억5000만원(1098건)에 달한다.

 

등산스틱, 골프채, 우산 등 물건을 들고 있으면 물건들이 피뢰침 역할을 해 벼락을 맞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를 들고 있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절연체도 물에 젖으면 전도체가 되기 때문이다.

 

물에 젖은 땅 역시 전류가 잘 흐르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벼락이 치면 사람을 거쳐 땅으로, 땅에서 사람으로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지난 10일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변에서 낙뢰 추정 사고로 6명이 쓰러졌다.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큰 나무 밑은 위험…타인과 5m 간격 두고 대피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벼락에 의한 피해는 예방하기 어렵지 않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벼락 발생 시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먼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나 ‘대기 불안정에 의한 비’가 예보돼 있다면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 중 벼락을 만난다면 ‘30-30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30-30 규칙’은 번개를 본 이후에 30초 내 천둥소리가 들릴 경우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며, 마지막 천둥소리가 들리고 30분 더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것이다.

 

빛의 속도는 30만㎧이고 음속은 330㎧이기 때문에 번개가 치고 30초 이내에 천둥이 울리면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특히 번개 6∼7초 후 천둥이 들렸다면 약 2㎞ 거리에서 번개가 친 것이므로 빠르게 피한다.

 

나무나 정자는 벼락을 차단하지 못하고 오히려 벼락에 맞기 쉬우므로 그 아래로 가면 안 된다. 건물 안이나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낫다.

 

등산 중이라면 벼락 위험이 큰 정상에서 멀어지도록 낮은 지대로 이동한다. 즉시 몸을 낮추고 물이 없는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안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다. 정상부의 암벽이나 키 큰 나무 밑은 위험하다. 등산용 스틱이나 우산처럼 긴 물건은 땅이 뉘어두고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땅에 벼락이 덜어져 전류가 흐를 수 있기 때문에 대피 시에는 지면에서 10cm 이상 높은 절연체 위에 있는 것이 좋다. 매트나 밧줄, 침낭, 배낭 등을 깔고 몸을 웅크리고 앉는 것이 좋다. 젖은 땅에 엎드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골프, 들일, 낚시 중일 때는 골프채, 삽, 괭이 등 농기구, 낚싯대 등을 즉시 몸에서 떨어뜨리고 몸을 최대한 건물이나 낮은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벼락은 주변 사람에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5~10m 이상 떨어지는 것이 좋다. 벼락은 대개 산골짜기나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하천 주변에서의 야외 활동은 자제한다.

사진=소방청 제공

◆의식 또렷해도 응급 진찰받아야

 

벼락에 맞은 환자가 발생했다면 안전한 장소로 환자를 옮기고 의식이 있는지 살핀다. 의식이 없으면 즉시 호흡과 맥박의 여부를 확인하고 호흡이 멎어 있을 때에는 인공호흡을, 맥박도 멎어 있으면 인공호흡과 함께 심장 마사지를 함께 한다.

 

동시에 119 또는 인근 병원에 긴급 연락하고, 구조요원이 올 때까지 주변인들과 함께 피해자를 응급조치하고 환자의 체온을 유지시키도록 한다. 환자가 맥박이 뛰고 숨을 쉬고 있으면 주변인들과 함께 몸에서 벼락이 들어가고 빠져나온 부위의 화상을 체크하고 신경계 피해, 골절, 청각과 시각 손상 등을 확인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 주변인들과 함께 편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도록 하고 환자가 흥분하거나 떠는 경우 지속해서 말을 시키는 등 환자가 안정을 찾도록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등산 등 즉시 의사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장소에서 사고가 일어나도 단념하지 말고 인공호흡, 심장 마사지, 지혈 등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야 한다”며 “환자의 의식이 분명하고 건강해 보여도, 감전은 몸의 안쪽 깊숙이까지 화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서 응급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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