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이 멈춘 시장엔 드문드문 몇 개의 조명들만 남았다. 불 꺼진 가게 앞, 주인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하릴없이 정면을 보고 있다. 하루 종일 손님을 상대했던 주인은 어두워진 시장에 웅크리고 앉아 닳아빠진 하루를 쉬고 있다. 누군가는 빈 손수레를 한곳으로 끌어 놓는다. 주차장 넓은 마당에선 다음날 내다 팔 양파를 다듬고 있다.
어둑한 골목에서 허리가 굽은 백발의 할머니 사장님이 가게 앞길을 열심히 쓸고 있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비질을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내일을 준비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흥정을 하고 물건을 사고 떠났다. 남은 상인들은 저마다의 몸짓과 표정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매일매일 반복이다. 서울의 시장은 그렇게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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