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지사를 둔 유명 웨딩 컨설팅 업체의 '먹튀'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웨딩업체를 통해 지불했던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대금이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찰도 업체 대표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A웨딩 컨설팅 업체 대표 B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C씨를 대상으로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쳤다. A업체 이용자들이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강남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장은 총 17건이다.
A사는 결혼 컨설팅 업체로 예비 부부와 드레스·스튜디오·메이크업·한복·예복 업체 등 제휴 업체를 연결해준다. 소비자는 A사를 통해 제휴업체 서비스를 결제하며, A사는 제휴 업체에 결제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A사는 강원·충청·경상·전라 등 전국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휴 업체도 2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규모 웨딩 박람회를 통해 고객을 모집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올 연초부터 A사를 통한 제휴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모두 제휴 업체로부터 "A사가 대금 결제를 하지 않아 계약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 11월 결혼을 앞둔 C씨는 "메이크업과 촬영 스튜디오를 예약했는데, 최근에 'A사로부터 대금을 못 받았으니 예정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다시 결제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A사에 결제한 돈만 300만원이 넘는데 이걸 어떻게 다시 내겠나"라고 울먹였다.
올해 초 결혼식을 올린 다른 피해자는 A사의 제휴 업체로부터 결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추가금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는 "당장 결혼식이 닥쳐 있는데 추가 결제를 하지 않으면 어쩌겠나"라며 "일단 결제를 한 후 보상을 받으려 하는데 대표 측이 연락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A업체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은 현재까지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많게는 300만원 이상을 B업체에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00여 명이 고소를 준비 중이다.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1차 조사에 이어 조만간 피의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달 초 피의자에 대한 2차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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