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선 당파적 직책으로 인식 안 해”
당내선 “견강부회··· 감춰오지 않았나”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서복경 혁신위원이 올해 초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내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팬덤특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위는 최근 일부 원내외 인사들을 향해 날 선 입장을 밝혀 당내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엔 당 쇄신을 주도해야 할 혁신위에 윤 대통령 직속 특위 출신이 합류한 배경 및 인선 기준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 위원은 국민통합위가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팬덤특위의 위원으로 위촉됐다. 당시 국민통합위는 사회 분열과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팬덤정치를 지목하고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팬덤특위를 꾸렸다. 특위 위원장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인 건국대 이현출 교수(정치외교학)가 맡았다. 서 위원은 특위에서 ‘의회, 정당, 선거’ 분야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서 위원의 경력과 관련, 세계일보에 “알고 있었다”며 “제대로 회의 한 번 하지 않았던 위원회였다. 객관성이 그래서 담보되는 것”이라고 했다. 팬덤특위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됐다.
서 위원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서 위원은 “팬덤특위가 일련의 연구 주제를 정해 각자 맡은 주제 분야 연구를 하기로 했다”며 “제가 맡은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했다. 그는 “학술토론회처럼 연구 성과 발표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제가 그걸 발표했다”고 했다. 서 위원은 자신의 일정표를 확인한 뒤 “제가 (특위) 활동 시작을 1월 말부터 했다”며 “2월13일, 18일에도 (관련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다만 “학계에선 대통령 직속위원회 같은 경우 당파적인 직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제가 문재인정부 당시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위원이 정권교체 후 윤 대통령 직속 특위 내에서 활동한 데 이어 민주당 혁신위원으로 합류한 것을 두고 당내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한 정당의 혁신을 위해 들어와 있는데, 반대편에 있던 것은 자연스럽지가 않다”며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특위를 학계에서 당파적으로 보지 않는단 해명을 두고는 “그건 본인 이야기이고 견강부회”라며 “자신이 그런 경력이 있다고 설명을 해야 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감추고 있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혁신위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곱지 않다. 일례로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KBS 라디오에 나와 자신과 면담했던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소속 국회의원들을 코로나19 유행 당시 학력 저하를 보인 학생에 비유해 구설에 올랐다. 그는 또 “(초선들은) 재선이나 다선들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등 발언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열은 혁신 대상이다”라고 해 당내 비이재명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내에선 일부 혁신위원이 정계 입문에 뜻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회자되는 등 혁신위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모든 분들(혁신위원)이 사심 없다고 이야기했다”며 “참들 별스럽다”, “저 언론에 불신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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