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강북권 못지 않게 경기 남부·북부 부동산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남, 과천, 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양주, 동두천 등 경기 북부 아파트값은 하락 국면을 못 벗어나고 있다.
21일 뉴시스와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6월 초부터 이번주까지(5월29일~7월 17일) 7주 동안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하남으로 2.45% 올랐다.
이어 경기 과천(2.23%), 성남 수정구(1.88%), 경기 광명(1.76%), 성남 분당구(1.67%), 서울 송파구(1.65%) 등의 순이었다. 10곳 중 6곳이 경기 남부 지역인 것이다.
반면 경기 양주는 이 기간 1.50% 떨어져 충남 홍성(-1.56%)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양 일산서구(-1.25%), 동두천(-1.14%), 의정부(-1.13%)도 하락폭이 큰 하위 10곳에 포함됐다.
이처럼 경기도 내에서 집값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집값은 이번 주(7월17일 기준) 0.07% 올라 지난주(0.04%) 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가운데 상승세가 경기 남부 지역에 국한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 91㎡의 경우 지난달 11억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9억원에 비해 2억2000만원 올랐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 5월 18억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15억7500만원에 비해 2억5000만원 가량 올랐다.
하지만 경기 북부의 의정부시 의정부동 '롯데캐슬골드파크1단지' 전용 84㎡는 지난 5월 5억78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9월 7억8000만원 대비 2억원 넘게 하락했다.
이 이파트의 침체기 돌입 후 최저가 거래인 올해 4월 5일 5억5000만원과 비교해 소폭 오른 수준이라 뚜렷한 상승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
의정부시 고산동 '고산리슈빌포레' 전용 55㎡의 경우에도 지난 7월 2억77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달 전 거래 2억9000만원 보다 소폭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과 인접한 경기 남부권이 일자리와 교통 호재가 몰려 있어 집값 회복이 북부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택을 구매하는 구매자 입장에서 경기 북부 지역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일자리와 교통 호재가 있는 경기 남부 지역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 북부 지역의 경우 대체로 입주 물량이 많은 점도 집값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 남부는 GTX 노선 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반면 양주, 의정부 등 경기 북부 지역은 통상적으로 더디게 회복되는 편인 데다 올해 입주 물량도 많은 편이라 반등에서 소외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양주시 입주 물량은 올해 1만385가구, 내년 7092가구로 적용 수요(1292가구)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의정부시 입주 물량도 올해 4328가구, 내년 2641가구로 적정 수요(2319가구)를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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