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쇼핑몰, 카페 등 시민 몰려
유통가, 냉감 제품 등 판매량 쑥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는 찜통 더위가 이어진 30일,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과 물놀이장, 축제장 등은 여름휴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피서를 이미 다녀왔거나 아직 가지 않은 시민들은 도심 곳곳의 하천이나 수영장, 실내 쇼핑몰, 카페 등에서 더위를 피했다. 절정으로 치닫는 폭염 속에 유통·가전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피서객으로 북적였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가족·연인·친구 단위 피서객들은 바닷물에 들어가 더위를 식혔다. 파도가 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전날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한 부산 7개 공설해수욕장엔 57만8000명이 몰렸는데, 이날도 비슷한 인원이 찾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강원 동해안의 해수욕장들도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피서객이 몰려들었다. 인천 을왕리·왕산해수욕장 등 수도권과 가까운 서해안의 해수욕장들 역시 물놀이를 즐기러 온 시민으로 가득찼다. 대부분 해수욕장이 ‘물 반, 사람 반’을 방불케 했다.
경기 용인시의 ‘캐리비안베이’ 등 유명 워터파크들도 극성수기를 맞았다. 캐리비안베이 입장객들은 형형색색의 구명조끼를 입고 넘실대는 야외 파도풀과 인기 놀이기구인 ‘메가스톰’, ‘타워부메랑고’, ‘아쿠아루프’ 등을 즐겼다. 영남권의 대표 물놀이시설인 김해시 롯데워터파크에도 수천 명이 몰렸다. 경기 시흥시의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나 가평군의 수상 레저시설들에서는 서핑을 하거나 수상스키, 물놀이기구 등을 타며 더위를 식히는 젊은이가 적잖았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서늘한 산지를 찾는 관광객도 상당수였다. ‘더위사냥축제’가 한창인 강원 평창군 땀띠공원에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려 물싸움을 하거나 양동이 물폭탄을 맞으며 즐거워했다. 전북 정읍시 내장산과 무주군 덕유산, 충북 보은군 속리산, 제천시 월악산 등 유명 산들에도 행락객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야영장들도 만실을 이뤘다.
서울 등 대도시 도심에선 시민들이 그늘이 있는 벤치나 하천, 분수대로 모여들었다. 대형 쇼핑몰이나 카페 등을 찾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가족과 함께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식사와 쇼핑을 즐긴 이모(38)씨는 “휴가가 아직 2주 남았는데, 집에 있긴 그렇고 밖은 너무 더워서 낮 시간을 보낼 곳을 찾다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비롯한 도심 곳곳의 분수대에선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소리가 새나왔다. 내달 20일까지 반포종합운동장과 용허리근린공원 등 2곳에 ‘서리풀 물놀이장’과 곳곳에 동네 물놀이터, 오는 9월30일까지 관내 6개 공원에 바닥분수 등을 운영하기로 한 서초구처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지역 주민을 위한 물놀이시설 설치에 나서고 있다.
보통 휴가철이 비수기인 외식업계는 업주들이 이에 맞춰 휴가를 떠나는 등 대응하는 모습이다. 도심에 위치한 대형 마트들도 고객의 발걸음을 잡아끌기 위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차가운 느낌을 주는 기능성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6∼29일 냉감 소재 침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1% 늘었다고 밝혔다. 일부 브랜드의 여름 침구 특가 제품은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인기 제품은 재생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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