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버스 12대 전국서 지원받아 추가 배치
하루 240명의 경찰력 동원된 상황
국방부 “4일까지 30여명 추가 지원”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에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 18대를 긴급 투입한다. 대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부족한 화장실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은 보유하고 있는 수소버스 3대를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리는 새만금으로 급파했다. 4일부터는 일반 경찰버스 12대를 전국에서 지원받아 추가로 배치한다.
한낮 기온이 치솟으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에어컨을 갖춘 버스에서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경찰은 대회 현장에 화장실이 부족해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좌변기와 소변기·개수대가 탑재된 위생차 3대도 투입하기로 했다. 새만금 현장에는 하루 240명의 경찰력이 동원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시위 대응 등 기본 근무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예비 경력과 장비를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번 잼버리 참가자들 사이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국방부에 공병대 지원과 군의관 파견을 지시했다.
국방부는 "3일 오후 3시 기준으로 군의관·간호장교·응급 구조사 등 10여명이 잼버리대회 현장에 투입돼 있다"며 "4일까지 30여명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는 세계 158개국에서 온 청소년 4만3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야영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도 잇따라 제기되면서 참가 청소년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날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한낮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인정하지 않고 참가자의 ‘스카우트 정신’만 줄곧 강조하고 있어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온열질환자는 모두 경증 환자이며, 중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훈련받은 운영요원과 지도자들이 청소년 대원들 옆에서 건강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와 함께 식품 위생을 확인하고, 편의점 폭리에 관해서는 조사를 거쳐 그런 일이 없도록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청소년정책연대·환경단체는 참가자 안전을 위협하는 대회 일정을 축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성명서에서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중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규탄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책연대는 "즉각적으로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책연대는 "10일이나 남은 잼버리 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즉시 야외활동을 실내로 전면 전환할 것을 검토하라"라며 "잼버리 성공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참가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교류한 후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녹색연합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4만3000여명의 청소년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대회 강행은 너무나도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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