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택하자 선사들 적극적 응모
2026년 투입 예정… 숙원 해소 기대감
인천에서 서해 최북단으로 향하던 가장 큰 선박이자 유일한 카페리 운항이 끊긴 백령도 항로에 새 여객선이 투입될 청신호가 켜졌다. 관할 옹진군이 지원금을 늘리는 당초 방안 대신 운항 시 발생하는 결손액을 메워주는 사실상 준공영제를 택하자 선사들이 적극 응모에 나선 것이다.
문경복(사진) 옹진군수는 14일 오전 ‘백령 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브리핑을 열어 “공모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인천과 경남 통영 소재의 내항여객선사 2곳에서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군민 입장에서 그간 많은 노력에도 난항을 거듭했지만 곧 알찬 결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2000t급, 시속 70㎞, 차량 20대, 화물 10t 이상 선박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긴 계획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건조하거나 운항 개시일 기준 선령 5년 미만의 중고선을 도입하는 곳이 대상이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을 다니던 2071t 카페리 하모니플라워호는 지난해 11월 운항이 중단됐다. 운영 주체인 에이치해운의 경영 악화에 따른 재정난으로 올해 3월 폐업 신고와 함께 면허도 반납했다. 군은 앞서 2019년부터 대체 선박 추진에 나섰지만 5차례 걸친 공모에도 호응하는 선사가 없어 공백이 장기화됐다.
그러자 서해3도(백령·대청·소청) 주민들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시·옹진군에 집단 탄원서를 냈다. 당장 코리아프라이드호와 코리아프린세스호가 해당 항로를 오가지만 승객만 실어 나를 뿐이다. 불가피하게 농수산물이나 화물 운반을 위해 차량을 옮겨야 하는 주민들은 12시간이 걸리는 화물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동안 군은 조례 개정을 거져 10년간 총 180억원을 제공하는 지원책도 내놨지만 선사 미참여로 잇따라 불발됐다. 지난달 6번째 모집에서 향후 20년간 운항에 따른 결손금 보존 및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하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일반관리비 5%, 이윤 10% 수준이 더해진다. 유류비는 별도 지급하고 선박을 건조하며 금융대출이 이뤄지면 총비용의 70%에 대해 연이율 4.5% 내에서 보태주기로 했다. 설계해서 만드는 데에 최대 3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군이 검토한 결손 예상액은 20년 동안에 승객 점유율별 50% 확보 땐 415억원, 55% 확보 시에는 214억원으로 내다봤다. 군은 18일 평가위원회를 열어 선사 1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다음달 중 본협약을 체결하고 일정대로면 2026년쯤 새 카페리가 투입될 전망이다. 만일 이 과정에서 군이 우선협상자와의 이견으로 갈라설 경우 차순위 업체와 논의를 이어간다.
문 군수는 “카페리선 운항 단절로 인해 주민들의 해상교통 불편이 너무나도 컸다. 조만간 기상 악화에도 운항과 차량 수송까지 편의가 도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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